타오디엔 골목에 울려 퍼진 “차렷! 경례!”
25세 사범과 19년 현지 경험의 만남

▲ 이재훈 사범
지난 3일 오후 4시, 호찌민 타오디엔 2군의 한 건물에서 “하나, 둘, 셋, 넷!” 하는 구령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얀 도복을 입은 베트남 아이들이 한국어 구령에 맞춰 태권도 동작을 따라 하고 있었다. 야외 테라스에서는 학부모들이 커피를 마시며 아이들의 수업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곳이 바로 개원 2주차에 접어든 ‘어썸아카데미’다.

“타오디엔, 지금이 적기였다”… 19년 현지 경험이 준 통찰
“지금 하지 않으면 늦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어썸아카데미 오순환 대표(42)는 2군 타오디엔 자택에서 매일같이 이 지역의 변화를 지켜보며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해왔다. 2006년 베트남에 첫 발을 디딘 그는 호찌민 인사대학교에서 베트남학을 전공 (현재 교육학 석사과정 중), 투자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며 꾸준히 현지 시장을 지켜 봐왔다.
“팬데믹 이후 타오디엔은 외국인 주재원뿐 아니라 현지 상류층과 해외 교포들까지 몰려들며 인프라가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기존 저명한 국제학교들 (BIS, EIS, IS, AIS 등) 뿐만 아니라 일본·대만 등 다국적 국제 유치원 및 각종 예체능 학원들이 서로 앞다퉈 개원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보았죠.”
그의 눈길을 끈 건 단순한 외국인 인구 증가가 아니었다. 최근 베트남 전체 출생률이 다소 정체되있는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상류층의 경우 이야기가 달라요. ‘늦둥이’가 새로운 트렌드입니다.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에서 3~4살 막내가 함께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 흐름이야말로 향후 교육시장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이 될 거라 확신했습니다.”
▲ 어썸아카데미 오순환 대표
“베트남 부모들이 원한 건 ‘선진 교육 커리큘럼 +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 이었다”
어썸아카데미의 초기 구상은 ‘한국식 돌봄 서비스’ 였다. 한국에서처럼 아이 픽업에 지친 부모들을 위해, 3~4시간 동안 아이를 안전하게 맡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출발점이었다. 그러나 현지 시장 조사를 거치면서 방향 전환이 불가피했다. “베트남 부모들의 니즈는 단순한 돌봄이 아니었습니다. 안전한 돌봄은 기본, 거기에 더해 ‘선진 교육 커리큘럼’이 결합된 서비스를 원하고 계셨죠.”

문제는, 그러한 모델이 현지에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대부분의 학원은 영어·음악·미술·태권도처럼 과목별로 분리돼 있었고, 시설도 선진국 수준과는 차이가 컸습니다. 학부모들이 원하는 건 한 공간에서 돌봄과 다양한 교육을 동시에 해결하는 것이었지만, 이를 충족시킬 만한 곳이 없었던 겁니다.” 결정적인 확신은 현지 학부모들과의 꾸준한 대화에서 얻을 수 있었다. “베트남 학부모들이 자주 묻더군요. ‘왜 한국 아이들은 모든 분야에서 늘 상위권에 있느냐’ 고요. 그 질문 속에서 한국 교육에 대한 동경과 신뢰가 분명히 담겨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무조건 타오디엔이어야 했다”
학원 입지 선정에는 사실상 고민의 여지가 없었다. “투자 규모가 크다 보니 학원비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수요층은 타오디엔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 지역은 외국인 주재원, 현지 상류층, 교포 등 다국적 거주민의 인구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합니다.”


“혹시 한국 채용시장이 원래 이런가요?”… 사범 찾기의 우여곡절
학원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가장 큰 과제는 태권도 사범 채용이었다. “태권도 전공자가 베트남으로 취업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미국이나 캐나다, 싱가포르처럼 이미 해외 진출이 활발한 나라와 달리, 베트남은 전례가 드문 편이었죠.”
실제로 첫 두 명의 지원자는 면접 당일 약속조차 지키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힌 순간이었다. 그러던 중 나타난 인물이 바로 이재훈(25) 사범이었다. “온라인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이 사람이다’ 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바로 항공권을 보내 호찌민으로 초대했고, 짧은 방문 후 곧바로 결정을 내려주셨죠.”

2000년생 사범의 새로운 도전
이재훈 사범이 베트남 땅을 밟은 건 지난 7월. 부산에서 나고 자란 그에게 베트남은 완전히 낯선 세계였다. 7세부터 태권도를 시작해 13년간 선수 생활을 이어온 그는 대학에서도 태권도를 전공하며 “언젠가 해외에서 태권도를 가르치고 싶다”는 꿈을 키워왔다.
“언어도 안 통하고, 연령대도 다양해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게 도전이었어요. 그런데 그게 오히려 보람으로 다가왔습니다. 태권도는 언어가 달라도 몸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통 언어라는 걸 알게 됐죠.” 그는 매일 땀을 흘리며 제자들과 호흡을 맞추는 과정 속에서 단순히 기술만이 아닌, 자신감과 존중의 태도를 함께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게 가장 큰 보람이에요. 그 변화가 결국 저를 더 성장하게 만듭니다.”
“자연친화적이며 쾌적하고 안전한 공간이 우선”
시설 설계에도 철학이 담겼다. “아이들이 부모와 심리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통유리 구조로 설계했습니다. 아이가 어릴수록 눈에서 부모가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하기 마련이니까요. 저 역시 두 아이의 부모로서 학부모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학부모는 야외에서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아이를 지켜볼 수 있고, 아이 역시 부모의 존재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서로가 심리적으로 안정됩니다.
단순히 차양막으로 공간을 가리는 대신 조경을 적극 활용해 개방감과 쾌적함을 극대화한 점도 특징입니다. 무엇보다 타오디엔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인 주차 문제에서 자유로운 입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보다 나은 장소는 없다고 자신합니다.”


꿈은 ‘베트남 속 작은 한국’
어썸아카데미는 단순한 태권도 학원에 머물지 않는다. 향후 미술 교육, 한국어 교실, 체스, 과학 수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다목적 교육·문화 공간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주말에는 교외 피크닉을 정기적으로 열어 수업을 넘어선 체험형 학습과 공동체적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단순한 예체능 교육을 넘어, 아이들이 한국적 정서와 가치가 담긴 전인적 성장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무엇보다 핵심은 아이들의 만족이다.
“아이들이 ‘오늘 재밌었다’, ‘또 가고 싶다’ 라고 말할 때 부모님도 자연스럽게 만족하실 겁니다. 결국 학부모의 만족은 아이들의 행복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골목에서 시작된 한류
어썸아카데미의 지향점은 단순한 학원이 아닙니다. 한국의 선진 교육 문화를 베트남에 전하며, 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또 밝고 당당하게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하듯, 국적과 배경이 다른 아이들이 호찌민이라는 같은 공간에서 우연히 만나 함께 시간을 쌓아갑니다. 그리고 10년, 20년 뒤 성인이 되었을 때, 어썸아카데미가 그들에게 공통된 추억의 무대이자 따뜻한 기억의 구심점이 된다면 – 그보다 더 설레고 보람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 진심이 많은 분들께 닿아, 더 많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배움과 행복의 기회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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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썸아카데미 (Awesome Academy)
◆ 위치: 호찌민시 타오디엔 2군 BIS 국제학교 인근 (디엣지 아파트 건너편)
◆ 운영시간: 월~일 (평일 하루 4타임, 주말 2타임)
◆ 수강료: 주 2-3회 또는 주말반 선택 가능
◆ 대상: 30개월 ~ 성인
◆ 특징: 실내외 통합 공간, 카페, 학부모 참관석, 세미나실, 주차 편의 제공
◆ 향후 계획: 미술 교육, 한국어 교실,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 확대
◆ 채용: 한국어 교육 전문가 및 기타 예체능 분양 강사 상시 모집
본 기사는 2025년 9월 3일 어썸아카데미 현장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