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음식 배달원으로 일하며 동료 배달원들의 삶을 시로 그려낸 50대 남성이 중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 중 하나인 루쉰문학상을 수상했다고 베트남 현지 언론이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작가협회는 최근 제9회 루쉰문학상 시 부문 수상작으로 56세 배달원 왕지빙(王計兵) 씨의 세 번째 시집 ‘저공비행(Low Flight)’을 선정했다. 1996년 제정되어 4년마다 시상하는 루쉰문학상에서 배달원이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왕 씨는 이번 시집을 집필하기 위해 약 200명의 동료 배달원을 대상으로 조사 및 면담을 진행했다. 그는 쇼핑몰 뒷골목 등에서 배달원들에게 직접 다가가 설문지를 작성해 준 이들에게 50위안(약 7달러)을 지불하며 그들의 현실적인 삶과 고충을 담아냈다. 왕 씨는 책을 읽은 독자들이 배달원들에게 악성 리뷰를 줄이고 따뜻한 평가를 남겨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고 전했다.
중국 강쑤성 피저우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왕 씨는 중학교를 중퇴한 뒤 1988년부터 선양의 건설 현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글쓰기를 시작해 1992년 첫 단편 소설을 발표했으나, 소설 집필 중 극심한 영양실조로 병원에 입원하자 그의 아버지가 20만 자가 넘는 원고를 불태우며 글쓰기를 금지했다. 이로 인해 왕 씨는 이후 25년 동안 작품을 발표하지 못했다.
이후 벽돌 공장, 항구 노동, 모래 채취, 노점상, 쿤산에서의 폐품 수거 등 다양한 노동을 전전하면서도 담뱃갑과 폐지 등에 시를 계속 적어 내려갔다. 2017년 다시 작품 제출을 시작한 그는 2018년 쉬저우 작가협회에 가입했고, 2019년 50세의 나이로 쿤산에서 배달원으로 등록해 일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약 6,000편의 시를 쓰고 6권의 시집을 출간한 그의 시집 ‘저공비행’은 오는 12월 미국에서도 출간될 예정이다. 왕 씨는 수상 이후에도 배달 일을 그만둘 계획이 없다며, 전업 작가가 되기보다 배달원으로 일하며 글이 주는 즐거움을 계속 누리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