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군(軍) 산업·통신그룹 비엣텔(Viettel)이 퀄컴 테크놀로지스(Qualcomm Technologies)와 6G 플랫폼 조기접근 프로그램(6G Platform Early Access Program) 계약을 체결한 세계 첫 파트너가 됐다. 지난 10여 년간 4G와 5G 두 세대를 자체 기술로 확보한 데 이어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연구·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양측은 2029년 초 비엣텔이 직접 연구·개발·생산한 시스템과 장비로 첫 상용 전(前) 6G 통화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협력 내용에 따르면 비엣텔은 퀄컴과 함께 6세대(6G) 기지국을 연구·설계·개발·생산한다. 비엣텔이 연구와 설계, 개발, 통합, 생산, 시험 배치, 제품 품질 평가를 맡고, 퀄컴은 칩셋 기술 플랫폼을 제공한다. 양측은 퀄컴의 6G 기술 플랫폼과 비엣텔이 연구·개발한 제품 간 상호운용성을 함께 평가하고, 실제 운용 조건과 시나리오에서 제품 품질과 성능 최적화도 검증한다.
퀄컴이 운영하는 조기접근 프로그램은 선별된 전략 파트너에게만 열려 있으며, 비엣텔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비엣텔은 광범위한 상용화 이전에 칩셋 플랫폼과 개발 도구를 확보할 수 있다. 퀄컴이 플랫폼을 완성해가는 과정과 병행해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연구 기간을 단축하고, 칩셋이 상용화되는 시점에 6G 제품을 조기에 시장에 내놓을 수 있게 된다.
주목할 점은 퀄컴의 기존 전략적 기술 프로그램이 통상 미국이나 한국 같은 대형 기술 거점에서 출발해왔다는 것이다. 베트남과 비엣텔이 6G 플랫폼 조기접근 프로그램에 함께하게 된 것은 퀄컴의 차세대 기술 개발 전략에서 베트남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6G 협력은 우연한 결과가 아니다. 세계 최초 파트너라는 지위 뒤에는 베트남 기업이 10년 넘게 실전에서 역량을 입증해온 과정이 있다.
4G와 5G 기술을 완전히 자체 확보한 뒤, 이 베트남 통신그룹이 5G 오픈랜(Open RAN)을 대규모로 신속하게 상용 배치한 것은 세계 통신업계에 놀라운 참조 모델을 만들어냈다.
2022년부터 비엣텔과 협력해온 두르가 말라디(Durga Malladi) 퀄컴 테크놀로지스 수석부사장 겸 기술기획·엣지컴퓨팅·데이터센터 솔루션 총괄은 비엣텔이 거둔 성과, 특히 무선 솔루션을 자체적으로 연구·개발해 상용화하는 역량과 대규모 망 구축 속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말라디 총괄은 이런 성과가 비엣텔이 초기 단계부터 6G 연구·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퀄컴은 차세대 이동통신망 연구와 시험, 개발 과정에서 비엣텔을 계속 지원해 비엣텔이 아시아에서 6G 기술을 선도적으로 배치하는 사업자 중 하나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말라디 총괄은 비엣텔이 5G 오픈랜을 신속히 상용 배치한 것이 다른 통신사에 참고 모델을 제시했다고도 평가했다. 퀄컴은 일본 라쿠텐(Rakuten)을 비롯해 인도와 미국, 유럽의 여러 국제 통신 기업을 연결해 비엣텔의 연구·생산·망 구축 경험을 살펴보도록 했다. 이는 ‘메이드 인 베트남(Make in Vietnam)’ 통신 제품이 세계 시장에 더 깊이 다가갈 기회로 평가된다.
따오 득 탕(Tào Đức Thắng) 중장은 이날 회의에서 비엣텔이 기술 자립이라는 목표를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엣텔의 첫 상용 전 6G 통화는 반드시 비엣텔이 직접 연구·개발·생산한 시스템과 장비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연구와 설계, 개발에서 생산과 상용화, 실제 망 구축에 이르는 기술 사슬 전체를 단계적으로 확보하겠다는 비엣텔의 일관된 방향을 다시 확인한 것이다.
6G 단계에서 비엣텔과 퀄컴의 협력 범위는 무선 시스템에만 국한되지 않을 전망이다. 6G 기술은 인공지능(AI)이 기본 아키텍처 단계부터 통합되는 ‘AI 네이티브 네트워크’ 모델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은 고성능 컴퓨팅과 데이터센터 서버, 센서 기술, 자율 AI 기기, 차세대 무선 시스템 분야로 협력을 확대할 기회를 갖게 된다.
연구 협력과 함께 양측은 비엣텔이 개발한 5G 장비의 국제 시장을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로 넓히는 데도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 퀄컴은 세계 통신사·파트너와의 연결 고리 역할을 이어가고, 비엣텔은 솔루션과 실제 구축 경험을 제공해 ‘메이드 인 베트남’ 통신 제품이 국제 시장에 더 깊이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