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녀가 대학 진학이나 해외 유학을 위해 품을 떠나는 시기를 맞아, 급격한 생활 패턴 변화와 상실감으로 인해 심리적 공황 상태인 ‘빈 둥지 증후군(Empty Nest Syndrome)’을 호소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16일 유네스코(UNESCO) 및 베트남 교육훈련부 통계 조사에 따르면, 현재 해외에서 유학 중인 베트남 학생 수는 25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자녀의 독립 이후 부모가 겪는 심리적 고립감이 일부 가정만의 특이 현상이 아님을 보여주는 지표다. 전문가들은 수십 년간 이어온 등하교 차량 배웅, 저녁 식사 준비, 학습 지도 등의 일과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면서 부모들이 극심한 허탈감에 직면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하노이시 뜨리엠(Từ Liêm) 구역에 거주하는 55세 남성 꽝 카이 씨는 자녀를 영국으로 떠나보낸 뒤 통학 버스가 지나가는 정류장을 바라보며 “이제 완전히 실직자가 된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하노이시 탄쑤언(Thanh Xuân) 구역의 50세 직장인 푸엉 하오 씨 역시 퇴근 후 습관적으로 딸의 이름을 부르다 만 킬로미터나 떨어진 타국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멈칫하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많은 유학원과 교육 전문가들은 이러한 심리적 위기가 단순한 그리움을 넘어선 ‘정체성 위기’라고 진단했다. 지난 20년간 부모로서 수행해 온 ‘보호자 및 돌봄 제공자’라는 역할이 삶의 유일한 목표였던 만큼, 자녀가 떠난 뒤 정신적 지지대를 급작스럽게 상실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자녀와 부모의 정서적 유대감이 강하고 ‘희생하는 부모가 좋은 부모’라는 인식이 깊은 아시아권 문화 특성상 통제권을 내려놓는 심리적 단절 과정에서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난다. 시차로 인해 새벽 2~3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스마트폰 메신저의 접속 표시(녹색 점)만 초조하게 확인하거나, 자녀의 연락이 몇 시간만 두절되어도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이는 학부모들의 임상 데이터가 이를 증명한다.
전문가들은 ‘빈 둥지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 부모가 먼저 ‘통제 중독’에서 벗어나는 이른바 사다리형(비계) 교육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자녀가 스스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완충 지대를 제공한 뒤 부모의 개입 수치를 단계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과도한 어머니의 간섭에 답답함을 느끼던 19세 대학생 민 타인 군의 사례처럼, 부모가 요가나 동호회 등 새로운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하며 개인의 일상을 채워나갈 때 가족 구성원 전체의 정서적 안정 지표가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베트남 영국 대학교(BUV)의 호앙 푸엉 박사는 자녀의 독립은 아이가 사회적 자립을 이루는 필수 관문이자, 부모가 자신의 인생을 재정의하고 스스로 자립하는 법을 배우는 계기라고 강조했다. 자녀에게 단정한 삶과 자기 관리를 요구하기에 앞서 부모 본인이 건강한 생활 리듬을 유지하고 고립감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