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페인을 향해 ‘최악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이라고 강력히 비난하며 전면적인 교역 중단을 전격 지시했다. 미국의 국방비 증액 요구와 중동 분쟁 기조에 협조하지 않는 동맹국을 향해 전례 없는 보복성 제재 카드를 꺼내 들면서 서방 안보 체제와 글로벌 금융 시장이 동시에 얼어붙고 있다.
9일 국제 정치 및 금융 시장 종합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스페인의 불성실한 방위비 분담 지표를 정면으로 정조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은 나토에서 탈퇴한 것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돈을 쓰지 않는 최악의 파트너”라고 규정하며,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에게 인적 교류를 포함한 스페인과의 모든 교역 매커니즘을 전면 차단하라고 지시했음을 밝혔다. 그는 스페인이 미국과의 무역을 통해 막대한 이득을 취해왔다고 지적하며 향후 거래를 전면 전면 중단하겠다고 확약했다.
이번 사태의 핵심 배후는 나토 내 방위비 분담금 수치와 미국의 중동 군사 작전 협조 여부를 둘러싼 갈등에 있다. 스페인은 미국이 제시한 ‘2035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증액’하는 국책성 목표에 연맹 내에서 유일하게 서명을 거부한 국가다. 또한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마드리드 행정부는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 정국에서 스페인 영공 및 군사 기지 사용 승인 요청을 전면 거부하며 미국의 독주에 방어벽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은 그 어떤 제안에도 동의하지 않았으며, 다른 동맹국들이 이들을 짊어지고 갈 이유가 없다”고 폭언을 쏟아냈다.
미국발 무역 단속 쇼크로 인해 유럽 금융 시장의 변동성 지표는 즉각 요동쳤다. 기자회견 직후 스페인 국채 10년물 금리는 7베이시스포인트(bp) 급등한 3.5408%에 거래되며 매도세가 심화됐고, 스페인 자본 시장의 척도인 IBEX 35 지수 역시 1% 이상 폭락하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금융 전문가들은 무역 공급망의 단절이 현실화될 경우 양국 무역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회복하기 힘든 구조적 오작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스페인 총리실은 미국의 정면 공세에 대해 평정을 유지하며 양국 동맹의 지속성을 강조하는 방어벽을 쳤다. 총리실은 공식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새로운 매커니즘이 아니며 기존 갈등의 연장선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스페인 정부는 양국의 상호 호혜적인 무역 및 국방 가치사슬을 언급하며, 미국과 유지해 온 우호적인 사회·문화·경제적 관계가 흔들림 없이 유지되기를 희망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