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 Column – 그대는 베트남을 아시나요?

얼마 전부터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합니다.
20년 넘게 근무한 운전기사가 그만둔 후, 마땅한 기사를 찾는 동안 지하철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 이제 벌써 두 달이 넘어갑니다. 이렇게 지하철을 타고 다니다 보니, 이제야 진정으로 베트남 생활을 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베트남에 거주한 지 어느덧 30년이 되었으니 남들은 내가 베트남에 대하여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 아무것도 모릅니다. 베트남에 살지만 진짜 베트남과는 벽을 쌓고 살아왔으니까요. 단지 베트남이라는 지역에 존재하고 있었을 뿐, 그동안 주거지도, 음식도, 만나는 사람도, 회사 업무도 베트남의 실상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한국인 사업자들도 비슷한 입장일 것입니다. 베트남에 살기는 하지만, 외국인을 위해 준비된 생활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은 채 그 안에서 세월을 보내고 있지요.

우리가 베트남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간단한 질문을 해볼까요?
✔ 베트남에서 버스를 자주 타 보셨나요?
✔ 베트남에서 지하철을 이용하시나요?
✔ 베트남 서민 식당에서 로컬 음식을 주문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나요?
✔ 베트남 뉴스를 매일 찾아보나요?
선뜻 “예스!”라는 대답이 나오시나요?

베트남에서 지하철을 타면 진짜 베트남 사람들이 보입니다. 일단 지하철에는 남녀 성비의 차이가 눈에 띕니다. 출퇴근 시간임에도 여성이 6 대 4 정도로 남성보다 많습니다. 남자들이 지하철 타는 것을 그리 선호하지 않거나, 혹은 여성이 경제 활동에 더 많이 참여하고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하철을 타면 객차 출입구 근처에 사람이 가장 몰립니다.
안쪽은 비어 있는데도 사람들은 출입구 주변에 머무릅니다. 왜 이런가 가만히 살펴보니 한국과는 구조가 조금 다릅니다. 한국은 출입구 쪽에 위쪽 손잡이가 없고 좌석 가까운 곳에 쇠봉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안으로 들어가도록 유인하는데, 이곳은 출입구 주변 천장에 손잡이가 촘촘하게 매달려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승객들이 안으로 옮길 생각을 않고 그냥 출입구 쪽에 서 있는 것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훨씬 한산한데 말입니다. 이 부분은 시스템으로 개선이 될 터인데 작은 디테일을 놓친듯합니다.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풍경은 한국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지하철에서 내려 계단을 걸어 내려갈 때도 여전히 폰 화면을 응시하며 걷는다는 것입니다. 어떤 이는 계단 한가운데 서서 문자를 보내기도 합니다. 뒤따라오는 사람은 알아서 비켜 가야 하죠. 그들의 출근길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여유로움은 참 인상적입니다.

지하철역 개찰구에는 유니폼을 입은 직원 3~4명이 늘 상주하며 승객들을 안내합니다. 승차권 종류가 다양하고, 종류에 따라 카드를 대거나 인식시키는 위치가 제각기여서 여간 복잡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용카드 태그하는 곳, 교통카드 대는 곳, 일반 종이 승차권을 비추는 곳이 다 다릅니다. 가끔 신분증을 올려놓는 경우도 보이는데, 뭔 지는 모르지만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다 수용하려다 보니 시스템이 다소 복잡해진 듯합니다. 참고로, 지하철 기본 요금은 7,000동인데,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6,000동으로 할인됩니다. 왜 카드 결제가 더 저렴한지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최근에는 버스와 관련된 새로운 소식도 들려옵니다.
보도에 따르면 다가오는 7월 1일부터 호찌민 시내버스의 전면 무료 승차를 시행한다고 합니다.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파격적인 처방인 셈입니다. 얼마 동안 시행될지는 모르겠지만, 버스 회사의 손실을 정부가 전액 충당해 준다고 하니 참 과감하고 괜찮은 발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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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북부 하노이 지역의 기온이 무려 41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호찌민이 있는 남부보다 북부가 훨씬 더 뜨거운 모양입니다. 요즘 한낮의 외출은 마치 사막 한가운데를 나서는 기분입니다. 앞으로 비가 좀 내리면 열기가 가라앉겠지만, 당장 기록적인 폭염을 겪고 있는 북부 지역이 염려됩니다.
하노이를 비롯한 북부 지역 교민 여러분, 아무쪼록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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