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정부가 미국과의 합의에 따라 설정된 60일간의 무료 통행 유예 기간이 만료되는 즉시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통행료 징수에 나서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19일 이란 국영 방송 인터뷰 및 중동 해상 안보 공시 보도 등에 따르면, 이란의 수석 협상대표를 맡고 있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Mohammad Bagher Ghalibaf) 국회의장은 지난 17일 TV 방송에 출연해 “호르무즈 해협은 분쟁 발발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영해 통제권을 영구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협을 이용하는 선박에 해상 서비스 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단언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이 서명한 양해각서(MOU) 메커니즘에 따르면, 이란은 협정 체결 후 60일 동안만 상선들이 통행료 없이 안전하게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보장했다. 이 유예 기간이 끝나면 이란은 인접국인 오만 및 기타 걸프국들과의 협의를 거쳐 호르무즈 해협의 향후 관리 체계와 해사 서비스 요금 징수 기준을 확정하기 위한 ‘지역 대화’를 개시하기로 규정되어 있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종전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조건 없는 무료 통행 공간으로 완전 개방되어야 한다고 압박해 왔다.
미국의 고위 관료는 향후 열릴 지역 회담에서 이란이 해협 통제권을 최대한 공격적으로 주장할 지표가 높다고 인정하면서도, “걸프 지역의 다른 우방국들이 자유 항행 원칙을 침해하는 어떠한 합의도 결코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팽팽한 외교적 연대 대립을 예고했다. 한편 미국은 양해각서 체결 직후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 해제 가이드라인을 가동했으며, 30일 이내에 봉쇄 조치를 완전 종결할 방침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전격 공습하기 전까지만 해도 아무런 제약이나 비용 없이 자유롭게 통행하던 국제 수로였다. 그러나 전쟁 발발 직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해협 통제권을 장악하면서 글로벌 물류 인프라가 마비됐다. 해운 데이터 분석업체 케플러(Kpler) 지표에 따르면 지난 14일 양국의 합의 발표 이후에도 해협 통항량은 크게 회복되지 못해, 16일 하루 동안 단 13척의 상선(유조선 6척 포함)만이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분쟁 이전 하루 평균 100척 이상의 선박이 통항하던 지표와 비교해 급감한 수치다. 미국이 운영하는 합동해사정보센터는 이번 주 초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 위험 등급을 ‘심각(Severe)’에서 ‘상당함(Substantial)’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으나, 여전히 혁명수비대의 돌발 행동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며 선사들의 철저한 주의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