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이 2026년 1∼5월 138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산업 수요 증가 속에 원유와 반도체, 전자부품 수입이 급증하면서 최근 몇 년간 이어진 흑자 기조가 적자로 돌아섰다.
이 수치는 레 쭝 히에우(Lê Trung Hiếu) 재정부 산하 국가통계청(NSO) 부청장이 지난 화요일 하노이(Hà Nội)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부문은 207억 6천만 달러의 적자를, 외국인투자 부문은 69억 6천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해 전체적으로 138억 달러의 적자가 났다. 2025년 같은 기간 베트남은 약 51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히에우 부청장은 베트남 경제가 여전히 수출 의존도가 높고 개방성이 큰 구조라며, 최근의 적자 전환은 세계 경제 변동성과 수입 비용 상승과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5월 적자를 두 가지 주요 요인으로 나눠 분석했다.
첫째는 석유 제품에서 발생한 약 80억 달러의 적자로, 주로 원유 가격 상승 때문이다. 히에우 부청장은 국내 원유 생산량이 제한적인 반면 정유시설은 수입 원유에 크게 의존해 경제가 국제 유가 변동에 더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둘째는 전자부품과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투입재의 수입 급증으로, 이들 품목 역시 가격이 올랐다. 히에우 부청장은 푸토(Phú Thọ), 타이응우옌(Thái Nguyên) 등지의 일부 외국인직접투자(FDI) 프로젝트가 이미 생산에 앞서 최대 20억 달러어치의 반도체 칩을 수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이 아직 가동 전 단계여서 공장이 본격 가동되기 전 기계·장비·원자재를 대거 수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가 데이터센터 건설 등 대규모 국영 프로젝트도 수입액을 크게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으나 공식 수치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히에우 부청장은 기계·장비 수입은 자본 축적과 장기 국내총생산(GDP) 확대에 기여하는 만큼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자재와 전자부품 수입이 국내 생산과 수출을 뒷받침할 뿐 아니라, 늘어나는 수출 주문과 향후 칩·부품 가격 상승 기대에 따른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무역적자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응우옌 티 흐엉(Nguyễn Thị Hương) 국가통계청장은 적자가 성장에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흐엉 청장은 과거에는 수입 투입재 대부분이 전자제품 제조처럼 전량 수출용 생산에 쓰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단계에서는 전기차처럼 수입 부품을 들여와 주로 국내 소비용으로 조립하는 제품이 늘면서, 수출은 그만큼 늘지 않은 채 수입만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현재의 무역적자가 우려할 사안인지는 수입이 생산 투자에 쓰이는지 소비에 쓰이는지 가릴 더 세부적인 자료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