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찌민시 중심가에 위치한 응우옌후에(Nguyễn Huệ) 보행자 거리에 벽돌이나 콘크리트 대신 첨단 기술로 축조된 이색적인 ‘사이버 보안 장벽(Bức tường An ninh mạng)’이 출현해 시민들과 젊은 층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다양한 사이버 위협을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체험할 수 있는 가상 공간이 마련되면서 주말을 맞은 도심 한복판에 끝없는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15일 호찌민시 경찰 당국 및 현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응우옌후에 보행자 거리 일대에서 전격 전개 중인 대규모 공공 치안 박람회 ‘조국 평화(Tổ quốc bình yên)’ 프로그램의 핵심 섹션으로 기획됐다. 올해는 호치민 주석의 ‘애국 경쟁 호소문’ 발표 78주년 및 베트남 인민안전국(An ninh nhân dân) 창설 80주년을 기념하는 해로, 당국은 단순한 훈시형 홍보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직접 디지털 범죄 기법을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첨단 체험 공간을 전격 조성했다.
사이버 보안 장벽 내부에 진입한 참가자들은 최근 급증하는 딥페이크(Deepfake) 기술 기반의 금융 사기, 공공기관 및 지인 계정 도용, 개인 정보 탈취 및 악성코드 감염, 온라인 자산 갈취 등 지능화된 하이테크 범죄의 가상 시나리오를 직접 마주하게 된다. 현장 인프라는 딱딱한 텍스트 안내판 대신 디지털 암호 해독, 사기 문자 식별, 사이버 위험 요인 찾아내기 등 게이미피케이션(게임화) 요소를 도입해 관람객들의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행사장에 참여한 직장인 응우옌 뚜안 팟(Nguyên Tuấn Phát·28세) 씨는 “나의 안면 인식을 기반으로 내 얼굴 사진이 전 세계 웹사이트 어디에 유포되어 있는지 추적해 주는 인공지능(AI) 카메라 스캔 시스템을 체험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마스크를 쓴 사진까지 완벽히 찾아내는 첨단 식별 기술을 보며 개인 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체험전에는 기술에 친숙한 젊은 세대와 대학생뿐만 아니라 노년층과 가족 단위 관람객까지 대거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특히 행사장 곳곳에 마련된 드론(UAV) 전시관, 지능형 뱅킹 보안 카메라 시스템, 디지털 박물관, 그리고 스마트 헬스케어 키오스크 등에는 단기간에 신체 질량 및 건강 지표를 측정하려는 인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또한 무료로 기념사진을 인화해 주는 무인 포토부스(Photobooth) 코너는 대기 시간만 무려 30분을 초과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끌었다. 언니를 만나기 위해 안장(An Giang)성에서 올라와 행사장을 찾은 고등학생 류 뚜옛 자우(Lưu Tuyết Giàu) 양은 “여름방학을 맞아 호찌민에 놀러 왔다가 다양한 미래 안보 기술을 직접 경험하고 이색적인 기념사진까지 남길 수 있어 기다린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시 사법 당국은 이번 체험 행사가 시민들의 하이테크 범죄 면역력을 높여 궁극적으로 민생 침해 범죄를 크게 예방하는 치안 안보적 이정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