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저명한 핵심 과학자 4명이 유력 국제 학술지에 게재한 연구 논문의 데이터를 조작하거나 위조한 사실이 적발되어 대학 내 고위 보직에서 전격 해임됐다.
6일 과학기술계 및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 난카이 대학교는 지난 주말 자사 생명과학대학장인 천취안(Chen Quan) 교수를 보직 해임했다. 난카이 대학교 측은 천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해 2024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캔서(Nature Cancer)’에 발표한 논문의 실험 데이터 품질과 진위 여부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책임을 물었다고 밝혔다.
동시에 순원 대학교(중산 대학교) 역시 화남 국가중점종양학연구소 부소장인 캉몌방(Kang Tiebang) 교수와 생명과학대 부학장인 쿠앙둥밍(Kuang Dongming) 교수를 각각 해임 처분했다고 발표했다. 순원 대학교 조사 결과 캉 교수는 2020년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Nature Cell Biology)’에 게재한 논문에서 다수의 데이터와 이미지 오류가 발견됐으며, 쿠앙 교수 역시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셀(Cell)’에 발표한 논문 3편에서 유사한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동지 대학교 역시 3주 전 저명한 암 연구학자이자 생명과학대학장이던 왕핑(Wang Ping) 교수를 해임한 바 있다. 왕 교수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해 큰 주목을 받았던 암 연구 논문에서 데이터를 위조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번에 처벌을 받은 과학자 4명은 모두 중국 청년 연구자에게 주어지는 최고 영예 중 하나이자 향후 최고 권위의 과학 학술원 회원(원사)으로 진입하는 디딤돌로 여겨지는 ‘국가잭출청년과학기금’ 수혜자들이어서 학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의 부정행위는 과거 박사과정 대학원생이었으며 현재 18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과학 전문 인플루언서인 가명 ‘궁 학생(Student Geng)’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졌다. 궁 씨는 마이크로소프트 엑셀을 활용해 비정상적인 데이터 패턴을 찾아내고, 인공지능(AI) 툴을 동원해 연구 이미지의 진위 여부를 검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구자들이 좀 더 정교하게 데이터를 조작했다면 적발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국가적 영예를 얻은 이들이 최고 수준의 과학적 표준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네이처 계열 학술지 논문들을 집중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폭로 영상이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뜨거운 논쟁을 촉발하자 관련 대학들은 일제히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주 궁 씨가 대중의 과학적 이해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연구 윤리 문제는 궁극적으로 SNS가 아닌 대학과 연구 기관 내부 시스템을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현지 기술 분석가들은 중국 학계에서 수십 년 동안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 논문 게재가 연구비 수주, 종신 교수직 확보, 학술적 커리어 승진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로 작용해 왔다며, 이번 사태는 성과 제일주의가 낳은 폐해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