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의 최고 지도자인 또 럼(To Lam) 공산당 총비서 겸 국가주석이 주택은 투기나 재산 증식의 수단이 아닌 국민의 기본권이자 거주 목적을 위한 공간임을 명확히 하고, 임대주택 중심의 과감한 패러다임 전환을 주문했다. 주택 공급을 전적으로 시장에 맡기거나 과거처럼 국가가 전면 배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가 판을 짜고 민간이 참여하는 ‘양손잡이 국가 주도형’ 모델이 전격 도입될 전망이다.
23일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정부사무국에 따르면 또 럼 총비서 겸 국가주석은 최근 하노이 중앙당사에서 정부 당위원회 및 유관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단계 사회주택(Nhà ở xã hội) 개발에 관한 중앙당 서기국 지침 제34-CT/TW호’ 이행 조치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이 밝혔다.
또 럼 총비서 겸 국가주석은 결론 연설을 통해 “새로운 발전 시대에 주민들의 소득 수준에 맞는 안전한 주택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은 국민의 기본권이자 사회 진보를 가늠하는 핵심 척도”라며 “주택 정책은 단순히 건설부나 빈곤층 지원이라는 지엽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도시 규획, 토지, 교통, 노동 시장, 인구 관리가 융합된 범부처적·광역적 종합 전략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그동안 국회와 정부의 제도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의 사회주택 공급 실적은 거대한 사회적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질타했다. 특히 주택 정책을 설계하는 데 있어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며 “주택은 거주를 위한 것이지, 매매를 통한 사업이나 자산을 축적(tích sản)하는 투기 수단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향후 주택 공급은 공업단지, 대학가, 대형 병원 등 실질적인 노동 인구와 이주민이 밀집한 지역의 수요와 공급에 맞춰 토지와 인프라가 우선 배정된다. 또한 모든 신도시와 경제특구 규획 단계에서부터 서민들을 위한 주택 및 의료·교육·문화 시설이 의무적으로 연계 구축되도록 법제화할 방침이다.
새로운 구조하에서 베트남의 주택 공급 모델은 ‘정부의 시장 개입 및 조율’로 요약된다. 국가가 토지 펀드를 조성하고 규획을 수립하며 행정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한편, 민간 기업은 적정한 수준의 합리적인 이익을 보장받으면서 주택을 건설·운영하는 방식이다.
특히 오는 2030년까지 대도시와 공단 지역을 중심으로 ‘임대주택(Nhà ở cho thuê)’이 주택 정책의 가장 핵심적인 전략 축으로 격상된다. 주택 가격이 일반 근로자의 소득 수준을 아득히 초과한 상황에서 무리한 분양보다는 장기 임대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판단이다.
또 럼 총비서 겸 국가주석은 차기 국회 회기 때 제출할 주택법 관련 법률 체계를 정비하라고 지시하며 “국가는 토지와 세제, 신용(대출) 제도를 정교하게 조율해 주택 시장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부동산 투기 세력을 엄중히 단속·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재무부와 베트남 중앙은행에는 사회주택 및 장기 임대주택을 위한 장기 금융 지원 메커니즘을 긴급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비영리 단체들이 저소득층을 위한 정부 보조금 기반의 저가 임대주택 건설과 자금 조달, 관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설계하라고 주문했다.
정책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부정부패 척결 의지도 재확인됐다. 또 럼 총비서 겸 국가주석은 사회주택 수혜 대상자의 자격 검증을 투명하고 철저하게 관리해 투기 세력이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돈을 벌거나 정책을 악용해 사익을 취하는 행위를 원천 차단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모든 공직자와 당원들이 주택 정책 이행에 있어 솔선수범해야 한다”라며 정부 당위원회에 헌법과 당의 기조에 부합하는 새로운 주택 개발 정책 모델을 신속히 구체화해 국회에 제출하라고 전격 시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