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고속철도 개통 시 항공 수요 잠식 우려…전문가들 “대체 불가능한 영역 존재”

고속도로·고속철도 개통 시 항공 수요 잠식 우려…전문가들

출처: Thanh Nien
날짜: 2026. 5. 21.

베트남 정부가 전국 공항 네트워크를 오는 2030년까지 32개, 2050년까지 34개로 확대하는 계획을 확정한 가운데,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육상 및 철도 교통 인프라가 미래 항공 수요를 대거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항공 및 경제 전문가들은 중단거리 노선의 타격은 불가피하지만 장거리 수송과 국제선 환승, 물류 등 항공만의 고유한 영역이 있어 상호 보완적인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22일 베트남 교통당국 및 학계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은 북남 고속도로 동부 구간이 사실상 전면 개통되면서 하노이와 중부 지역, 호찌민과 메콩델타 및 중부고원 간 이동 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됐다. 여기에 정부는 2030년까지 총 5,000km의 고속도로망을 완비할 계획이어서 200~500km 거리의 이동은 자가용이나 시외버스가 완전히 주도할 전망이다. 아울러 시속 350km급 북남 고속철도(최대 1,500km) 개발 사업도 본궤도에 올라 올해 말 일부 구간의 착공을 앞두고 있다.

레 호앙 찌우(Le Hoang Chau) 호찌민시 부동산협회장은 고속철도가 등장하면 1,000km 이하 중단거리 항공 노선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프랑스가 고속철도로 2.5시간 이내 이동이 가능한 단거리 국내선 항공 운항을 법으로 금지한 사례를 들며, “비행시간이 1시간이라도 공항 이동, 체크인, 보안 검색, 수하물 수령 등에 최소 2~3시간이 추가로 소요되기 때문에 1,000km 이내 거리에서는 육상 교통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이 선심성으로 대형 국제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국가적 재정 낭비가 될 수 있으며, 공항은 군사·국방 목적이나 지형적 고립을 해소할 민생 구호 목적 등 특수성에 따라 철저히 차별화해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후인 테 두(Huynh The Du) 풀브라이트 베트남대 공공정책학 교수는 “해외 사례를 보면 300~500km 이하 노선은 고속 인프라 구축 후 항공 수요가 급감했다”며 단거리 노선에서의 ‘항공 독점 시대’는 끝났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탄소 배출 감축 기조 역시 항공업계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두 교수는 이것이 공항의 과잉 공급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공항의 역할이 중단거리 여객 수송에서 국제 환승 거점, 고급 관광 허브, 항공 물류(logistics), 외곽 지역 연결 등으로 다변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공항이 대형 환승 센터가 될 필요는 없다”며 미래형 플라잉 카(택시 비행)나 소형 관광 거점 등 지역 특성에 맞게 기능을 포지셔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고속철도가 항공 수요를 ‘싹쓸이’할 것이라는 공포가 과장됐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루엉 호아이 남(Luong Hoai Nam) 항공·관광 전문가는 일본, 유럽, 미국 등 전 세계 어디를 봐도 고속철도 운임이 저가항공사(LCC)의 항공권보다 저렴한 곳은 없다고 단언했다. 고속철도가 고품질의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경쟁 상대인 것은 맞지만, 항공 가격 경쟁력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하노이-호찌민 노선은 현재 공급 좌석 수 기준으로 세계 4위에 해당할 만큼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초대형 시장이다. 남 박사는 “북남 고속철도가 개통돼 무정차 열차가 전 구간을 달린다고 해도 철도가 하루에 공급할 수 있는 좌석 수는 전체 시장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며 “거대한 여객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고속철도 개통과 무관하게 항공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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