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천성 고도 난청으로 소리를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던 베트남의 3세 소년이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받은 지 18개월 만에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됐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은 의료진의 결단과 가족의 헌신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변화다.
6일 호찌민 탐아인(Tam Anh) 종합병원 이비인후과 센터와 현지 매체에 따르면, 소년 녓 후이(Nhat Huy·3) 군은 불과 1.5년 전만 해도 보청기조차 효과가 없는 선천성 실청 상태였다. 하지만 최근 후이 군은 낯가림을 극복하고 주변 사람들과 밝게 대화하며 여느 평범한 아이들처럼 학습과 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베트남 이비인후과 학회장이자 탐아인 병원 이비인후과 센터장인 쩐 판 쭝 투이(Tran Phan Chung Thuy) 교수는 후이 군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뒤 수술비 마련을 위한 지원을 이끌어냈다. 투이 교수는 AI 기술이 통합된 미세현미경을 활용해 후이 군의 달팽이관에 다채널 인공와우 전극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수술 후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언어가 형성되기 전 소리를 잃었던 후이 군에게 처음 들리는 인공적인 소리는 낯설고 불쾌한 소음처럼 느껴졌고, 아이는 수시로 외부 장치를 벗어던지려 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매주 닌투언성에서 호찌민까지 먼 길을 오가며 전문 언어 재활 교육을 받았고, 가정에서도 꾸준히 언어 훈련을 병행했다.
투이 교수는 “인공와우는 손상된 달팽이관 세포 대신 기기가 소리를 수집해 전기 신호로 변환한 뒤 청신경을 직접 자극하는 방식”이라며 “처음 소리를 접한 뇌가 이를 언어로 인식하기까지는 기기 조정과 고도의 전문 재활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후이 군의 뇌가 점차 소리를 구별하고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말문’이 터진 것이다.
의료진은 인공와우 이식 아동의 경우 개개인마다 적응 속도가 다르므로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아이가 듣는 소리는 부호화된 신호인 만큼, 지속적인 언어 치료를 통해 소리를 식별하고 언어를 습득할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의 세심한 배려가 필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