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국제 유가의 불안정한 흐름이 지속되면서, 베트남 경제의 중심지인 호찌민시 청년들 사이에서 가솔린 오토바이 대신 전기 오토바이를 선택하는 이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과거의 선입견을 깨고 경제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잡으려는 실속파 청년들의 이동 수단 전환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호찌민시에서 오토바이 호출 서비스 기사로 일하는 응우옌 타잉 롱(29) 씨는 1년 전 전기 오토바이로 차량을 교체한 뒤 유가 변동에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는다. 가솔린 오토바이를 탈 때는 하루에 두세 번씩 주유소에 들러야 했고 수입의 상당 부분이 연료비로 나갔지만, 이제는 밤새 충전한 배터리로 하루 종일 운행이 가능하다. 롱 씨는 “한 번 완충하는 데 드는 전기료는 약 1만~1만 5,000동에 불과하며 이를 통해 100km 가까이 주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도입된 배터리 스왑(교체) 서비스 덕분에 충전 대기 시간 없이 단 1만 동으로 완충된 배터리를 즉시 교체할 수 있어 가솔린 오토바이보다 훨씬 효율적이라는 평가다.
공장 근로자인 응우옌 티 쭉 리(25) 씨 역시 유가 불안정이 심화되자 새 오토바이를 가솔린 대신 전기 모델로 선택했다. 사용한 지 일주일 만에 가솔린 대비 눈에 띄게 절약되는 유지비를 경험하며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확신했다. 디안 지역에서 출퇴근하는 사무직 응우옌 쭝 히에우(27) 씨는 주유비가 한 번에 2만 동 이상 오르는 것을 보고 국산 전기 오토바이를 구매했다. 그는 “주유소에서 긴 줄을 설 필요가 없고 밤에 충전하면 아침에 바로 타고 나갈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고 덧붙였다.
전기 오토바이의 장점은 경제성뿐만이 아니다. 히에우 씨의 아내는 처음 전기 오토바이를 타본 뒤 엔진 소음이 전혀 없는 정숙함에 놀라움을 표했다. 소음 공해가 심한 아파트 주차장이나 주택가에서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 이동할 때 주변에 민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점도 큰 매력으로 꼽힌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부모 세대에게도 영향을 미쳐 자녀의 통학용으로 전기 오토바이를 선물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반랑 대학교에 재학 중인 레 푹 띠엔 바오 씨는 “등하교 위주의 이동에는 전기 오토바이가 훨씬 합리적”이라며, 단순한 구조와 적절한 속도로 안전성이 높다는 부모님의 지지에 만족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