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가 행정 절차 간소화와 민원 처리 속도 제고를 위해 읍·면·동 인민위원회 위원장(한국의 읍·면·동장 격)이 보유했던 사망진단서 서명 권한을 하급자에게 위임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이는 유가족의 편의를 도모하고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4일 베트남 국회와 법무부 등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23일 오후 제16대 국회 제1차 회의에서 재석 의원 492명 중 488명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호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총 4장 30조로 구성된 이번 개정안은 오는 2027년 3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황 타잉 뚱(Hoang Thanh Tung) 법무부 장관은 국회 보고를 통해 “사망신고의 경우 시급성을 요하는 사안임을 고려해 서명 권한 위임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위원장이 부재중이거나 업무가 과중할 경우, 위임을 받은 담당 공무원이 즉시 사망진단서에 서명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출생증명서와 혼인관계증명서 등 법적 중요도가 높고 상징성이 큰 서류는 엄격성과 격식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대로 인민위원회 지도자가 직접 서명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의 또 다른 핵심은 ‘거주지 제한 없는 호적 등록’의 전면 시행이다. 정부는 2025년 7월부터 시범 운영해 온 2단계 지방정부 모델을 검토한 결과, 자원과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졌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자신의 거주지와 상관없이 전국 어디서나 편리하게 호적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해외 체류 국민을 위한 제도 개선도 포함됐다. 외국 기관에서 처리된 베트남 국민의 호적 정보가 베트남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면, 별도의 복잡한 절차 없이 국내 호적부에 기록될 수 있도록 규정을 정비했다.
특히 국회는 늦어도 2031년 1월 1일부터 ‘선제적 출생·사망 등록제’를 전국적으로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시민이 신고하기를 기다리는 기존의 ‘요청 기반’ 행정에서 국가가 의료기관 등과 데이터를 연동해 먼저 처리하는 ‘주도적 서비스’로의 대전환을 의미한다. 정부는 2031년 전면 시행 전까지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부터 우선 시행하고 디지털 데이터 연결망을 완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