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이 키운 근육’… 미국 스타링크(Starlink) 진출에도 끄떡없는 베트남 통신의 저력

'개방이 키운 근육'… 미국 스타링크(Starlink) 진출에도 끄떡없는 베트남 통신의 저력

출처: Cafef
날짜: 2026. 4. 22.

2000년대 초반, 미국과의 무역협정(BTA) 협상 당시 베트남이 가장 두려워했던 ‘통신 시장 개방’이 26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현지 기업들의 막강한 경쟁력을 증명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올해 초 베트남 정부가 일론 머스크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에 통신 및 주파수 사용 허가를 내주며 전면 개방에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스타링크가 오히려 고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3일 통신 업계와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외신에 따르면, 스타링크의 베트남 진출은 기술적 진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전문가들은 스타링크가 아프리카 등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에서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했지만, 베트남에서는 비엣텔(Viettel), VNPT 등 현지 기업들이 구축한 강력한 인프라와 저렴한 요금제라는 벽에 부딪힐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반전은 1990년대 초 독점 체제였던 베트남 통신 시장을 과감히 개방했던 마이 리엠 쭉(Mai Liem Trực) 전 우전총국장의 결단에서 시작됐다. 그는 외국 기업에 시장을 내주기 전, 국내 기업들 간의 치열한 경쟁을 먼저 유도했다. 1997년 인터넷 도입 당시 VNPT, FPT, 넷남, 사이공넷 등 4개 업체에 동시에 허가를 내주며 ‘독점 없는 시장’을 조성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

특히 2000년 10월, 군대 통신국이었던 비엣텔이 시장에 뛰어들며 베트남 통신 지형은 급변했다. 비엣텔은 직접 전신주를 세우고 케이블을 깔며 인프라를 확장했고, 이는 전체 통신 요금 하락과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이어졌다. 국내 시장에서 혹독한 ‘훈련’을 거친 베트남 기업들은 이제 세계 무대에서도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베트남 통신 시장의 위상은 지표로도 증명된다. 비엣텔은 브랜드 파이낸스(Brand Finance) 선정 ‘세계에서 가장 강한 통신 브랜드’ 1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인터넷 속도 측정 사이트 스피드테스트(Speedtest)에 따르면 베트남의 모바일 광대역 속도는 2025년 말 기준 약 190Mbps로 세계 14위에 올랐다. 고정 광대역 속도는 세계 9위권인 300Mbps에 육박한다.

5G 보급 속도 또한 놀라운 수준이다. 비엣텔의 5G 커버리지는 이미 90%에 달해, 2019년에 5G를 도입한 호주보다도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타링크의 평균 속도가 100~200Mbps 수준임을 감안할 때, 이미 지상망이 촘촘하고 속도가 빠른 베트남에서 위성 인터넷은 도서 산간 지역이나 비상용 백업망 정도의 보조적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26년 전 개방에 대한 공포는 이제 ‘국내 기업의 세계화’라는 결실로 돌아왔다. 전문가들은 스타링크와의 경쟁을 통해 베트남 통신 산업이 다시 한번 글로벌 표준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의 과감한 ‘혁신(Doi Moi)’이 오늘날 베트남 기업들을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을 넘어, 시장을 주도하는 주역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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