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찌민(Ho Chi Minh)시로 유입되는 해외 송금액이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계절적 요인이 맞물리며 올해 1분기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일 베트남 중앙은행(SBV) 호찌민 지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 및 송금 업체를 통해 시로 유입된 해외 송금액은 총 20억 400만 달러(약 2조 6,80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9% 급감한 수치이며, 직전 분기인 2025년 4분기 대비로도 15.6% 감소한 기록이다.
호찌민시의 해외 송금 유입은 2025년 말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유입액은 약 23억 8,0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13.3% 줄어든 바 있는데, 올해 들어 그 감소 폭이 더욱 확대된 모양새다.
중앙은행 호찌민 지부 쩐 티 응옥 리엔(Tran Thi Ngoc Lien) 부국장은 이번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복합적인 글로벌 경제 및 금융 압박을 꼽았다. 리엔 부국장은 “세계 경제의 회복 속도가 더디고 불균형하게 진행되면서 해외 거주 베트남인들의 소득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요국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상승은 해외 동포들의 송금 여력을 약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지적됐다. 또한 주요 경제권의 긴축 통화 정책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면서 임금 수준과 송금 가능 자금 흐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갈등 역시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지속시키며 글로벌 변동성을 키우는 악재로 작용했다.
국내적으로는 안정적인 거시 경제 환경에도 불구하고 일부 투자 채널의 매력도가 낮아 송금 유입을 촉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동(VND)화와 미국 달러(USD) 간의 상대적으로 좁은 금리 격차 역시 송금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계절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통상 해외 송금은 연말과 설(Tet) 명절 지출을 위해 4분기에 정점을 찍은 뒤 이듬해 1분기에는 소강상태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리엔 부국장은 향후 전망에 대해 “해외 송금 흐름은 글로벌 및 국내 경제 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단기간 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연초 저점을 지나 해외 근로자들의 경제 활동이 안정화되면서 차기 분기부터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편 호찌민시 인근 동나이(Dong Nai)성 역시 올해 1분기 해외 송금액이 약 3,640만 달러를 기록, 전 분기 대비 15.7% 감소하며 인근 지역 전반이 비슷한 하락세를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