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부동산 시장이 공급 확대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 장벽에 부딪혀 거래가 급감하는 등 강력한 시장 재편 과정을 겪고 있다. 10일 베트남 건설부에 따르면, 당국은 지난 9일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1분기 부동산 시장 동향을 발표하며 부실 기업은 도태되고 건실한 기업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스크리닝(Sifting)’ 과정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부 집계 결과 올해 1분기 전국적으로 약 1,200개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아파트 20만 9,300가구, 단독주택 25만 1,000가구, 토지 10만 4,800필지가 공급되고 있다. 특히 준공되어 거래가 가능한 상업용 주택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25% 증가하며 공급난이 일부 해소되는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시장의 실질적인 체감 온도는 차갑다. 1분기 성공적인 거래 건수는 약 11만 5,650건으로, 전 분기 대비 24%,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특히 아파트와 단독주택 거래는 2만 5,600건에 그쳐 전 분기 대비 32%, 전년 대비 24%나 급락했다. 토지 거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줄어든 9만 건을 기록했다.
황 Thu 항(Hoàng Thu Hằng) 건설부 주택·부동산시장관리국 부국장은 “공급 부족은 완화되고 있으나 이미 형성된 높은 가격대가 서민들의 지불 능력을 넘어섰다”며 “이로 인해 시장의 유동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하노이, 호찌민(Ho Chi Minh City), 다낭(Da Nang), 칸화(Khanh Hoa), 동나이(Dong Nai) 등 주요 도시의 집값은 전 분기 대비 오히려 1~2%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향후 부동산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JLL 베트남의 레 티 후옌 짱(Lê Thị Huyền Trang) 총지배인은 “최근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가 연 9~11%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대출 의존도가 높은 고객들이 큰 압박을 받고 있다”며 “여기에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건설 비용 상승까지 겹쳐 개발사들은 판매 부진과 비용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안 반 빈(Đoàn Văn Bình) CEO 그룹 회장 또한 “자금줄이 막히고 금리가 오르면서 올해 시장 상황은 지난해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