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가 폭증하면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데이터 센터 건설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베트남(Vietnam)이 가장 비용 경쟁력 있는 개발지로 주목받고 있다. 7일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가 발표한 ‘2026 아시아 태평양 데이터 센터 건설 비용 가이드’에 따르면, AI 워크로드의 급격한 확장이 데이터 센터의 설계와 전력 구조를 변화시키며 시장 간 비용 격차를 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Japan)은 메가와트(MW)당 건설 비용이 1,920만 달러(약 260억 원)에 달해 지역 내에서 가장 비싼 시장으로 조사됐다. 싱가포르(Singapore)가 MW당 1,790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으며, 대만(Taiwan)은 약 790만 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데이터 센터의 용량은 물리적 크기나 서버 대수가 아닌 IT 시스템을 지원하는 총 전력량으로 측정되기 때문에, 건설 비용 역시 전력 용량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반면 베트남(Vietnam)은 주요 시장 대비 현저히 낮은 비용을 유지하며 차세대 데이터 센터 확장의 핵심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호찌민(Ho Chi Minh City)과 하노이(Hanoi)의 건설 비용은 MW당 570만 달러에서 870만 달러 사이로, 평균 약 720만 달러(약 97억 원) 수준이다. 이는 일본이나 싱가포르와 비교했을 때 최대 3배가량 저렴한 수치다.
앤드루 그린(Andrew Green)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아태지역 데이터 센터 팀장은 “AI 수요로 인해 전력 밀도, 냉각 시스템, 구조적 요구 사항 등 데이터 센터의 기술 표준이 재편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가 투자 비용을 끌어올리고 전력 가용성이나 노동력 수준에 따라 국가별 비용 차이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베트남(Vietnam)의 데이터 센터 시장은 하노이(Hanoi)와 호찌민(Ho Chi Minh City)을 중심으로 약 73MW의 운영 용량을 갖추고 있다. 보고서는 오는 2030년까지 137MW의 용량이 추가로 증설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태국(Thailand)이나 필리핀(Philippines) 등 역내 경쟁국에 비해서는 아직 규모가 작지만, 클라우드 컴퓨팅과 디지털 경제 성장에 따른 장기적인 잠재력은 매우 크다는 평가다.
베트남(Vietnam) 시장의 최대 관건은 전력 인프라 확보가 될 전망이다. 레 호앙 란 뉴 응옥(Le Hoang Lan Nhu Ngoc)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베트남 전략 컨설팅 이사는 “베트남은 비용 경쟁력과 수요 급증이라는 이점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지만, 전력 공급 문제 해결과 적절한 입지 선정이 향후 프로젝트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원 제약에 직면한 기존 선진 시장의 대안으로 베트남(Vietnam)이 부상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