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미학에 빠졌다”… 호찌민 젊은 층 사로잡은 아날로그 필름의 부활

출처: Tuoi Tre News
날짜: 2026. 4. 6.

디지털 기기가 주도하는 시대에 베트남 호찌민(Ho Chi Minh)시의 젊은 사진 애호가들이 수동 필름 현상과 인화라는 아날로그 방식의 매력에 다시 매료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호찌민시 곳곳의 작은 암실에서는 정교하고 느린 수작업을 통해 사진을 만들어내는 아날로그 사진 기술이 새로운 문화적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레 득 안(Le Duc Anh)은 자신의 집 한편에 마련된 약 10㎡ 규모의 암실 스튜디오에서 흑백 필름을 직접 현상하고 있다. 붉은 안전등 아래 섭씨 20도 정도로 유지되는 이 공간에는 수입 화학 약품과 인화용 트레이, 각종 인화 장비들이 가득하다. 안은 “암실 작업의 모든 단계에는 인내와 집중이 필요하다”며 “완벽하지 않은 결과물조차 차분하게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일종의 명상과도 같다”고 말했다.

아날로그 현상 과정은 대형 포맷 카메라로 촬영한 필름을 탱크에 넣고 약품을 배합한 뒤 세척하는 등 복잡한 단계를 거친다. 특히 인화지 위에 이미지가 서서히 나타나는 화학 반응의 순간은 수 초 단위의 정밀한 타이밍이 요구되는 긴장감 넘치는 작업이다. 원하는 대조와 톤을 얻기 위해 수차례 반복 작업이 필요하지만, 젊은 층은 디지털 사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이 불확실성과 손맛에 열광하고 있다.

프리랜서 사진작가 탕 투이 녓 린(Tang Thuy Nhat Linh, 27)은 “암실 작업은 육체적으로 힘들고 때로는 지치기도 하지만, 실험과 실패를 통해 기술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일부 작업 세션은 무려 12시간 동안 이어지기도 하지만 참여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부터 필름 현상 분야에서 일해 온 부 응옥 뚜(Vu Ngoc Tu)는 현재 젊은 세대를 교육하며 인내와 규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호찌민시 내 아날로그 전문 현상소는 여전히 한정적이지만, 도시 전체에서 한 달 평균 약 1만 5,000롤의 필름이 현상 및 스캔될 정도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현상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람 늉(Lam Nhung)은 “고객들이 맡긴 필름 한 롤 한 롤이 각기 다른 장소와 이야기를 담은 여행처럼 느껴진다”며 이 일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디지털 사진이 지배적인 환경에서도 아날로그 방식은 더 의도적이고 몰입감 있는 창작 경험을 갈구하는 이들에게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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