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상점 80% 셧다운…새 세금정책에 ‘몰래장사’ 기승

-전자세금계산서 의무화로 소상공인 반발…”벌금 무서워 문 닫았다”

At nearly 11am on June 6, Hang Dao - Hang Ngang streets were sparsely populated because 80% of the shops on the street were closed. Photo: Nga Thanh

하노이 시내 상점 80%가 문을 걸어 잠그고 일부는 ‘몰래장사’에 나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6월부터 시행된 새 세금정책 때문이다.

6일 하노이 중심가 호안끼엠(Hoan Kiem)구 항낭-항다오(Hang Ngang-Hang Dao) 거리는 설날처럼 한산했다. 평소 북적이던 상가들이 죄다 셔터를 내린 탓이다.

옷을 사러 나온 응옥 란(Ngoc Lan·35)씨는 “반쯤 열린 문틈으로 주인이 손짓해서 몸을 구부려 들어갔다”며 “마치 도둑질하듯 물건을 사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가게 주인은 손님이 나가자마자 문을 다시 닫으며 “세무조사가 무서워서 며칠간 문 닫고 있다”고 말했다.

신발을 사려던 란씨는 더 곤란했다. 신발가게들이 모조리 문을 닫아버린 것. 결국 메신저로 사장에게 연락해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밖에 없었다.

같은 날 잠옷을 사러 온 끼에우 뜌옛(Kieu Tuyet·45)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물건 사러 다니는데 마치 불법행위를 하는 것 같다”고 그는 한탄했다.

이날 조사 결과 항낭-항다오 거리뿐 아니라 항봉(Hang Bong), 항저이(Hang Giay), 동쑤안시장(Dong Xuan Market) 등 하노이 주요 상가지역에서 패션·신발·화장품 매장 80%가 영업을 중단했다.

나머지 상점들도 문을 살짝만 열어두고 배달기사들만 받는 식으로 운영 중이다.

60년간 항다오 거리에서 장사해온 응우옌 티 오안(Nguyen Thi Oanh·60)씨는 “6월 들어 세무조사와 원산지 단속이 무서워 대부분 가게가 문 닫았다”며 “하루 옷 서너 벌도 못 팔지만 벌금 맞는 것보단 낫다”고 말했다.

문제의 발단은 6월부터 바뀐 세금정책이다. 연 매출 10억동(약 4만달러) 이상 사업자는 세무당국과 연결된 전자계산기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야 한다.

호찌민시 세무컨설팅협회(HTCAA) 응우옌 응옥 틴(Nguyen Ngoc Tinh) 부회장은 “장비·소프트웨어 구입비는 늘어나는데 매출은 그대로라 사업자들이 걱정이 크다”고 설명했다.

언론커뮤니케이션아카데미 팜 응옥 쯩(Pham Ngoc Trung) 전 교수는 “위조품 단속도 강화되면서 소상인들이 ‘일단 지켜보자’며 가게 문을 닫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상인들은 두 가지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아예 장사를 접거나, 단골손님에게만 문을 열어주는 식이다.

항낭 거리에서 10년간 찻집을 운영해온 뜌옛 호아(Tuyet Hoa·74)씨는 “코로나 때와 비슷하다”며 “6월 15일 단속 기간이 끝나야 정상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소상공인들의 세금납부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투명한 시장 질서를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Vnexpress 2025.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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