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의 Ilhan Fandi가 65분에 동점골을 터뜨리며 홈팀의 1-1 무승부를 확정짓는 순간, 인도네시아의 2026 ASEAN 현대컵 4강 진출 꿈은 무너졌다. 이 결과는 동시에 인도네시아 축구 혁신 전략의 불편한 이면을 드러냈다.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두 얼굴
인도네시아는 지난 2년간 해외 성장 선수와 디아스포라 자원을 공격적으로 기용해 단기간에 대표팀 전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구사했다. Jay Idzes, Thom Haye, Maarten Paes 등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팀은 아시아 강호들과도 경쟁력 있는 경기를 펼쳤다. 월드컵이 48개국으로 확대되면서 인도네시아가 마침내 세계 무대에 복귀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졌다.
그러나 ASEAN 현대컵에서 인도네시아는 서로 다른 두 팀의 모습을 보였다. 자국 선수들로 구성된 진영은 이질감을 드러냈고, 베트남 축구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베트남의 3-0 완승
Pakansari 스타디움에서 열린 양 팀의 맞대결에서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인도네시아를 3-0으로 완파하며 대회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흰색 유니폼의 베트남은 처음부터 주도권을 장악하며 압도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이번 승리는 자국 선수 육성 중심의 베트남 모델이 유효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결과로 평가됐다.
동남아 축구의 근본적인 딜레마
이번 대회는 동남아시아 축구가 직면한 구조적 질문을 다시 부각시켰다. 해외파와 귀화 선수를 기용해 빠르게 성과를 내는 방식과, 순수 자국 선수를 키워 장기적 경쟁력을 쌓는 방식 사이의 선택이다. 베트남 축구는 후자의 길을 걸으며 이번 대회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월드컵 본선이 48개국으로 확대된 현재,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진출 가능권에 들어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순수 자국 혈통의 선수만으로 월드컵 무대에 서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이번 ASEAN 현대컵은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중요한 시험대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