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가 개강철과 맞물려 베트남 하노이 도심 지역의 원룸 및 미니 아파트(소형 다세대주택) 임대료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대학생과 청년 직장인들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10일 베트남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하노이 주요 대학가와 오피스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임대차 계약 만료 시점에 맞춰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10~15%가량 인상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하노이 꺼우저이(Cầu Giấy)구의 20㎡ 규모 미니 아파트에 거주하는 민 득(Minh Đức) 씨는 최근 월 임대료를 기존 400만 동에서 440만 동(VND)으로 10% 인상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관리비와 공과금을 합하면 한 달 주거비만 500만 동에 육박해 소득의 3분의 1에 달하게 되자 외곽 지역으로 이사를 검토 중이다. 타인쑤언(Thanh Xuân)구의 30㎡ 규모 미니 아파트에 거주하는 수습사원 쑤언 홍(Thu Hồng) 씨 역시 임대료가 월 600만 동으로 10% 상승함에 따라 주거비 부담을 줄이고자 룸메이트를 구하고 있다.
꺼우저이와 타인쑤언 일대에서 60여 개 임대 방을 관리하는 응우옌 투안 아인(Nguyễn Tuấn Anh) 씨는 대학가나 오피스 인근 매물을 중심으로 지난해 대비 10~15%의 임대료 인상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밧동산(Batdongsan)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하노이 내 임대용 주택 및 미니 아파트의 호가는 전년 동기 대비 3.4% 상승했으며, 꺼우저이, 푸지엔(Phú Diễn), 박마이(Bạch Mai), 응옥하(Ngọc Hà) 등 특정 지역은 10% 이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 자료에서도 올해 2분기 주택 임대료 물가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6% 상승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부동산중개인협회(VARS)의 응우옌 치 탄(Nguyễn Chí Thanh) 부회장은 매년 학생들의 입학 철마다 임대 수요가 다른 분기 대비 20~30% 증가한다며, 이 시기에 맞춰 집주인들이 인테리어 투자비 및 유지보수비, 전기·수도세 인상분 등을 이유로 임대료를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도심 내 저가 임대주택이 고급화 개조되거나 매각되면서 저렴한 방의 공급이 줄어드는 수급 불균형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적됐다.
한편 임대료가 단기간에 과도하게 오르면서 미증유의 공실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중개법인의 레 탄 뚱(Lê Thanh Tùng) 매니저는 미딘(Mỹ Đình), 푸도(Phú Đô), 호퉁마우(Hồ Tùng Mậu) 등 미니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수개월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임대 현수막을 걸어둔 건물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베트남 국립대 하노이가 1학년 학생 대부분을 호아락(Hòa Lạc) 캠퍼스로 이동시키고, 하노이 법대가 박닌(Bắc Ninh) 캠퍼스 신입생에게 기숙사를 무료 제공하는 등 주요 대학들의 도심 외곽 이전 흐름도 도심 임대 시장의 공실 위험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시장평가연구원(VARS IRE)은 급격한 임대료 인상이나 계약 해지로부터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전용 임대주택 법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