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중국해에서 미국산 소형 수상 드론(무인수상정·USV)이 중국 군함에 근접해 영상을 촬영하는 데 성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USV 제작사 시샛츠(Seasats)에 따르면 최근 이 회사의 USV ‘라이트피시’는 지난달 16일 필리핀 북부 루손섬 인근 해역에서 중국 해군의 052D형 구축함에 접근해 영상을 찍었다.
이 회사로부터 해당 영상을 제공받은 로이터 통신은 영상에 찍힌 군함의 외관이 052D형 구축함과 동일하고 영상 촬영 장소가 루손섬에서 북서쪽으로 105km 떨어진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인 것을 확인했다.
마이크 플래니건 시샛츠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중국 선박에 접근해 촬영하고 모든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대당 가격이 24만 달러(약 3억4천500만원)에 불과한 저렴한 소형 USV가 10억달러(약 1조4천400억원) 가치를 가진 대형 군함에 접근해 이론적으로 위협을 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 영상이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군함은 통상 근처에 확인되지 않은 물체가 접근할 경우 이를 경계·요격하게 돼 있다.
따라서 이 드론이 중국 군함에 포착되지 않은 채 가까이서 영상·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은 중국 해군의 USV 대응 방어 체계가 시험에 들었음을 보여준다.
이 영상과 관련한 로이터의 취재에 주미 중국 대사관은 해당 상황에 대해 알지 못하고 공유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주미 필리핀 대사관은 “모든 당사자가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행동, 특히 필리핀 EEZ를 침범하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길이 3.6m의 라이트피시는 전자광학·적외선 카메라, 능동형·수동형 음파탐지기(소나), 전자전 장비 등을 갖추고 해양 감시 활동을 할 수 있다.
일반 픽업트럭에 실어 운반하고 태양광 패널을 장착해 한 번 바다에 띄우면 최장 6개월 동안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라이트피시는 앞서 작년 6월에도 필리핀해에서 중국 해군의 1만 톤(t)급 대형 구축함인 055형 난창함과 마주쳐 근처에서 촬영한 바 있다고 이 회사는 전했다.
라이트피시는 또 지난 5월 대만해협을 자율운항 방식으로 처음 통과하면서 중국 해군의 056형 초계함 등 중국 군함 여러 척과 조우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그간 4천만 달러(약 574억원) 이상의 투자 자금을 조달했으며,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1억 달러(약 1천440억원) 이상 규모의 계약을 수주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비행 드론은 물론 USV로 러시아 흑해함대 소속 군함을 여러 척 격침하는 전과를 올리면서 USV도 미래의 중요 해군 전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