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찌민(Hồ Chí Minh)시 경찰이 ‘휴양 계약(hợp đồng kỳ nghỉ)’을 미끼로 한 대규모 사기 조직을 적발했다. 피해 총액은 6천120억 동(VND)에 달하며, 한 피해자는 42건의 계약서에 서명해 85억 동이 넘는 ‘기록적’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9일 오전 호찌민시 경찰은 대규모 사기 조직 일망타진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수사 당국은 이 자리에서 피해자의 심리를 조종해 ‘휴양 계약’ 서명을 유도하고 재산을 가로챈 정교한 수법을 공개했다. 현재까지 경찰은 11건의 사건을 입건하고 200명에 가까운 피의자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으며, 피해 총액은 6천120억 동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10일부터 호찌민시 경찰 각 수사부서는 공안부 형사경찰국(C02)과 공조해 휴양 계약 판매를 통해 사기를 벌인 여행업체 11곳을 적발했다. ‘자딘하인푹(행복한 가정)’, ‘하원항녓(일등 회원)’, ‘파라다이스 트래블(Paradise Travel)’, ‘리그 오브 리조트(LORS)’ 등의 상호는 사실상 조직적이고 전문적인 범죄 조직의 위장 간판에 불과했다.
응우옌 띠엔 닫(Nguyễn Tiến Đạt) 형사경찰과장(대령)에 따르면 이들은 피해자를 ‘덫’에 빠뜨리기 위해 치밀한 심리 조종 시나리오를 짰다. 우선 번듯한 고층 빌딩에 사무실을 임차하고 호화로운 시설과 체계적인 인력 조직을 갖춰 신뢰할 만한 기업이라는 외피를 만들었다. 이들이 주로 노린 대상은 경제적 여유가 있거나 불로소득을 원하는 중·노년층이었다.
닫 과장은 이들이 불법으로 사고판 개인정보를 토대로 텔레마케팅 직원을 동원해 고객에게 끊임없이 전화를 걸어 ‘고객 감사 행사’에 초대하고, 2박 3일 무료 여행이나 매력적인 사은품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미끼일 뿐이다. 고객이 회사에 도착하면 2시간 동안 강제로 상담을 들어야 했다”며 “조종된 분위기 속에서 직원들이 계속 둘러싸고 3천만 동에서 4억 2천만 동에 이르는 4∼6개 휴양 패키지를 소개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3개월 만에 두 배 수익, 연 8∼10% 고정 이자, 높은 가격에 계약 재매입 등 비현실적인 약속으로 피해자를 유혹했다. 경찰에 따르면 고객이 믿고 마음이 기울면 직원들은 곧바로 불리한 조항이 가득한 계약서를 내밀며 서명을 재촉했고, 돈이 부족한 고객에게는 은행에서 거액의 신용 대출을 받도록 ‘안내’하며 빠른 입금을 유도했다.
회사가 약속한 여행을 실제로 진행하지 않으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피해자가 계약 해지나 양도를 요구하면 직원들은 온갖 핑계로 거절하면서 양도 수수료, 업그레이드 비용, 보증금 등 부당한 명목의 비용을 새로 만들어 추가 납부를 강요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많은 고령 피해자가 손해가 아까워 돈을 되찾으려는 마음에 자신이 더 깊은 덫에 빠지는 줄도 모른 채 수십 건의 계약서에 추가로 서명했다. 원본 계약서는 보통 15∼30일간 숨겨졌다가, 분쟁이 생겼을 때 책임을 회피하는 법적 도구로만 제시됐다.
초기 압수수색에서 확보된 피해 금액은 6천120억 동에 이른다. 피해자 중에는 최소 3천만 동을 잃은 경우도 있지만, 42건의 계약서에 서명해 85억 동의 ‘기록적’ 피해를 본 사례도 있었다.
응우옌 반 민(Nguyễn Văn Minh) 호찌민시 경찰 수사기관 사무처장(대령)은 범죄자들이 고령층의 탐욕과 순진함을 악용해 이득을 챙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익을 내세우는 투자 권유에 극도로 주의하라고 당부하며, 피해자들이 가까운 경찰서에 신속히 신고해 당국의 재산 회수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호찌민시 경찰 반부패·경제·밀수·환경범죄수사과(PC03)의 응오 투언 랑(Ngô Thuận Lăng) 과장(대령)은 수많은 젊은이를 구속해야 하는 데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그는 “피의자 대부분이 갓 졸업한 대학생으로 나이가 20대 초반에 불과하며 앞날이 창창하다”며 “인식 부족과 600만∼800만 동의 기본급, 사기 자금에서 떼어주는 수당에 대한 욕심 때문에 이들이 공범으로 범죄 조직에 가담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이 관리, 법률 상담, 텔레마케팅 등 자리에 배치돼 기만 행위를 홍보하고 다수의 재산 편취를 도왔다고 설명했다.
랑 과장은 이번 사건이 자녀의 진로 지도와 관련해 학부모와 학교에 보내는 경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사회에 첫발을 디딜 때 기업의 적법성을 꼼꼼히 따져 눈앞의 이익 때문에 범죄 조직의 공범이 돼 미래를 잃는 일이 없도록 냉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은 유사 사건에 가담했으나 출석하지 않은 이들은 자진해서 협조하고 신고해 피해 회복에 동참하면 법의 관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호찌민시 경찰은 이 ‘휴양 계약’ 사기 조직에 대한 수사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