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딛고 아이비리그로”… 7번 수술 끝에 실명한 베트남 여성, 하버드·스탠퍼드 등 미 명문대 6곳 동시 합격 기적

출처: VnExpress
날짜: 2026. 6. 14.

영유아기 시절부터 7차례의 대수술을 거치며 한쪽 눈을 완전히 실명하고 남은 눈마저 형체만 겨우 알아볼 수 있는 중증 시각장애를 가진 20대 베트남 여성이 하버드와 스탠퍼드 등 미국 최고 명문 대학원 6곳에 동시 합격해 글로벌 교육계에 큰 감동을 주고 있다.

16일 베트남 교육계 및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베트남 풀브라이트 대학(Fulbright University Vietnam) 출신의 동 티 하이 옌(Đồng Thị Hải Yến·25세) 씨는 올해 2월 말 하버드 대학교 공중보건학 석사 과정과 스탠퍼드 대학교 의과대학 지역보건연구 과정으로부터 전격 입학 허가를 받았다. 이에 앞서 콜롬비아, 예일, 브라운 등 아이비리그 명문대와 의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인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도 장학금 지원을 포함한 합격 통지서를 무더기로 받아냈다. 특히 콜롬비아 대학교는 정신건강과학 프로그램을 제안하며 6만 달러(한화 약 8천300만 원)에 달하는 장학금 패키지를 제시하기도 했다. 옌 씨는 인터뷰에서 “대학 강사가 되어 장애인들이 신체적·정신적 지원을 모두 받을 수 있는 형평성 있는 복지 사회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옌 씨의 이 같은 성취는 남들보다 훨씬 혹독했던 삶의 출발선을 극복하고 일궈낸 결실이다. 박닌성으로 통합된 옛 박장성 랑장(Lạng Giang)현의 농촌 마을에서 선천성 유전성 안질환을 안고 태어난 그녀는 생후 20일 만에 첫 수술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총 7번의 수술대 위에 올랐다. 현재 오른쪽 눈은 완전히 실명 상태이며, 왼쪽 눈은 불과 1미터 이내의 흐릿한 형체만 겨우 감지할 수 있는 시력을 가지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 후 칠판이 보이지 않아 학업에 큰 난항을 겪었고, 시각장애인 특수학교를 거치며 점자로만 공부해야 했다. 일반 교과서 2권 분량의 내용을 공부하기 위해 9권에 달하는 방대한 점자책을 소화해야 하는 신체적 한계는 물론, 주변 아이들의 극심한 놀림과 차별적 시선 역시 큰 상처였다. 하지만 그녀는 “여기서 공부를 멈추면 평생 타인에게 의존하며 짐이 될 것 같다는 두려움에 학업을 이어갔다”고 회고했다.

남다른 결단력으로 무장한 옌 씨는 학업뿐 아니라 체육 분야에서도 독자적인 두각을 나타냈다. 육상 선수로 변신한 그녀는 국내외 대회에서 무려 53개의 메달을 휩쓸었으며, 지난 2017년 두바이에서 열린 아시아 청년 패러게임(장애인 아시안게임) 여자 1,500미터 종목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호찌민 인사대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해 화면 낭독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공부하던 중, 글로벌 학문 시스템에 도전하기 위해 풀브라이트 대학의 문을 두드렸다. 부족한 영어 실력 탓에 두 차례 낙방하는 고배를 마셨으나, 2020년 집중적인 어학 연수 끝에 장학금을 받아내며 풀브라이트 대학 역사상 두 번째 시각장애인 학생으로 전격 입학했다.

대학 입학 후에도 토론과 비판적 사고를 요구하는 리버럴 아츠(교양 인문학) 교육 환경은 그녀에게 거대한 문화적 충격이었다. 첫 학기에는 교수들의 영어 강의를 10퍼센트밖에 이해하지 못해 ‘D학점’을 받으며 낙제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대학 내 학업 지원 센터의 도움을 받아 밤낮으로 매진한 결과, 2학년 말에는 심리학 전공 과정을 거의 마스터하고 베트남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 ‘베트남학’까지 복수 전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결국 그녀는 평점 3.76(4.0 만점)의 우수한 성적으로 학사를 졸업하며 가문 최초의 대학 졸업생이 됐다.

학업과 연구에 눈을 뜬 그녀는 매슈 맥도널드(Matthew McDonald) 교수의 지도 아래 ‘베트남 내 시각장애인의 낙인 경험에 대한 서사 심리학적 연구’라는 졸업 논문을 발표하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연구 인턴을 거쳐 현재는 미국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교 연구진과 함께 베트남 장애인들의 정신 건강 및 고용 실태를 조사하는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나아가 그녀는 2021년 시각장애인들의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M-Y 블라인드 스파’를 공동 창업하고, 장애인들에게 인공지능(AI) 도구 활용법과 이력서 작성 등 실무 기술을 교육하는 비영리 단체 ‘VIP 컴패니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정부의 동남아 청년 지도자 이니셔티브(YSEALI) 멤버로 선정되기도 했다. 맥도널드 교수는 그녀를 향해 “지적 호기심과 사회적 비전, 그리고 공공 정책 실천에 대한 깊은 열정을 모두 갖춘 타고난 리더”라고 극찬했다. 옌 씨는 “앞을 보지 못하는 나도 해냈다는 모습을 통해 많은 학생이 자신만의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영감을 얻기를 바란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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