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종목코드 SPCX)가 미국 나스닥(Nasdaq) 시장에 전격 상장하며 글로벌 금융 역사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웠다.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20퍼센트 가까이 폭등하면서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은 단숨에 2조 달러 고지를 돌파했고, 창업주인 일론 머스크는 인류 역사상 최초의 ‘조만장자(Trillionaire·자산 1조 달러 자산가)’라는 대기록의 지표를 수립했다.
16일 미국 뉴욕 증권시장 및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주 11일(현지 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최종 공모가를 주당 135달러로 확정하고 총 5억 5,500만 주 이상의 클래스A 보통주를 발행했다. 이는 공모 총액만 무려 750억 달러(한화 약 103조 원)에 달하는 규모로, 지난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사우디 아람코가 세운 기존 세계 최대 기록(294억 달러)을 두 배 이상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가이드라인을 완성했다. 만약 주관사단이 보유한 8,300만 주의 초과청구옵션(그린슈)을 전량 행사할 경우 총 조달 자금은 최대 860억 달러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거래가 개시된 12일 나스닥 시장에서 스페이스X는 투자자들의 광범위한 매수세가 한꺼번에 몰리며 한때 주문 매칭이 수 시간 동안 지연되는 혼잡을 겪었다. 공모가보다 11퍼센트 상승한 150달러로 첫 거래를 시작한 주가는 장중 한때 176달러 선까지 치솟은 뒤, 공모가 대비 19.6퍼센트 폭등한 160.95달러로 첫날 거래를 전격 마감했다. 이날 하루에만 약 800억 달러 규모의 주식이 활발히 거래되었으며 나스닥 역사상 가장 많이 거래된 단일 종목 대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스페이스X의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2조 1,100억 달러(한화 약 2,900조 원)로 집계되어 머스크의 또 다른 기업인 테슬라(Tesla)와 메타(Meta), 월마트 등을 제치고 미국 내 6대 대기업 반열에 단숨에 안착했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 지분의 약 42퍼센트를 통제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CEO의 개인 자산 지표는 단숨에 1조 1,000억 달러(한화 약 1,510조 원)를 돌파, 미국 포브스(Forbes)지로부터 인류 최초의 조만장자 지위를 사법적으로 공인받았다. 이는 자산 순위 2위인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의 세 배에 달하는 독점적 수치다.
시장의 엄청난 흥행은 인공지능(AI) 붐과 우주 경제를 통합하려는 머스크의 거대한 미래 연대 메커니즘이 통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초 머스크는 자신이 설립한 AI 스타트업 xAI와 소셜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를 스페이스X에 전격 합병시키는 초강수 구조조정을 전개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이 주관한 이번 공모는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가 모집액의 4배를 초과했으며, 머스크의 팬덤을 고려해 전체 물량의 20~25퍼센트를 파격적으로 배정받은 개인 투자자들의 유입세도 거셌다. 향후 2주간 나스닥, FTSE, MSCI 등 글로벌 주요 지수의 패스트트랙 조기 편입 가이드라인에 따라 전 세계 연기금 및 인덱스 펀드의 기계적 매수 지표가 추가 유입될 전망이다.
다만 월가 일각에서는 스페이스X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해 우려 섞인 자문도 나온다. 스페이스X의 S-1 상장 서류에 따르면,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Starlink)의 구독 매출 증가에 힘입어 2025년 총매출은 187억 달러까지 고속 성장했으나, 스타십(Starship) 우주선 개발과 AI 인프라 확충에 천문학적인 연구개발(R&D) 자산을 쏟아부으면서 작년 한 해에만 49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한 불확실성 지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투자사들은 향후 우주 궤도에 100만 개의 태양광 위성을 띄워 인류 최대 규모의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화성에 100만 명 규모의 자립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머스크의 공학적 장기 가이드라인에 배팅했다. 금융 주관사단은 스페이스X가 겨냥하는 잠재적 시장(TAM) 규모가 28조 5,000억 달러에 달하며, 2030년까지 AI 관련 매출이 100배 이상 폭증해 2040년에는 연 매출 3조 4,000억 동(달러)에 이익 2조 7,000억 달러를 내는 초거대 공룡 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한편, 머스크의 역사적 자산 독점에 대한 반발로 옥스팜 등 시민단체들의 사법적 규제 촉구 시위와 샌더스, 워런 등 미 정계 진보 진영 의원들의 초부유층 과세 압박 조치 등 정치적 후폭풍도 거세게 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