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최고의 명문 특수목적고등학교인 ‘하노이-암스테르담 영재고등학교’ 입학시험 낙방이라는 실망스러운 좌절을 딛고, 국제 교육과정으로 발 빠르게 전환해 대학 과목 선이수제(AP) 10개 과목을 정복하며 미국 아이비리그 코넬대학교 합격증을 거머쥔 현지 고등학생의 극적인 성공 스토리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10일 베트남 교육계 및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세인트폴 미국학교 하노이(St. Paul American School Hanoi)에 재학 중인 응우옌 광 안(Nguyễn Quang Anh) 군은 지난 3월 말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들의 정시 합격자 발표 당시 컴퓨터 화면 앞에서 피를 말리는 시간을 보냈다. 총 5개의 아이비리그 대학에 지원했던 안 군은 코넬대의 최종 발표를 확인하기 전 이미 다른 4개 대학으로부터 연이어 불합격 통보를 받은 상태였다. 모든 기회가 사라졌다고 낙담하던 순간, 마지막으로 열어본 코넬대의 합격 통지서에서 “축하합니다(Congratulations)”라는 문구를 확인하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명문 사립 연구중심 대학인 코넬대학교는 2026년 미국 최우수 국립대학 순위에서 12위를 기록했으며, 합격률이 단 8%에 불과한 바늘구멍 같은 명문대다. 안 군은 코넬대 외에도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고(UCSD) 등 미국의 최상위권 명문 대학들로부터도 동시에 합격 통보를 받았다. 중학교 시절부터 유학을 계획했던 안 군은 당초 하노이-암스테르담 영재고의 영어 전공 반 진학을 목표로 삼았으나 입학시험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그는 실망감에 오래 머물지 않고 세인트폴 미국학교 하노이로 진학해 자신의 학업 경로를 전면 수정했다.
그는 고교 재학 중 미국 대학입학시험위원회(College Board)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대학 수준의 교과 과정인 AP를 무려 10과목이나 이수했다. 미적분학, 환경과학, 생물학, 물리학, 화학 등 주로 자연과학과 공학 분야에 집중한 그는 4개 과목에서 5점 만점을 받았고 나머지 과목에서도 모두 4점이라는 최상위권 성적을 기록했다. 또한 고등학교 11학년 때 이미 미국 대입 수능 시험인 SAT에서 1600점 만점에 1540점, 국제영어능력시험인 IELTS에서 8.0이라는 고득점을 조기에 확보했다.
안 군은 AP 과정을 통해 대학 수준의 학업을 미리 접하면서 당초 목표였던 기계공학 대신 과학 기술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개발 과제를 해결하는 ‘환경공학’ 분야에 깊은 열정을 발견하게 됐다. 전공 목표를 명확히 세운 그는 스펙 쌓기용 활동에 연연하는 대신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가장 대표적인 활동으로 그는 지난 2025년 중순 국립 수리대학교(Thủy Lợi) 교수진 및 대학생들과 협력해 대기 오염 물질을 측정하는 드론을 직접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에서 드론 조립법을 익히고 센서를 연구하는가 하면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는 시스템 프로그래밍까지 전담하며 환경 보호 프로젝트에서 드론의 실실적인 활용 가능성을 입증해 냈다.
이러한 현장 중심의 실무 경험은 대입 합격의 일등 공신이 된 영문 자기소개서(에세이)의 핵심 소재가 됐다. 안 군은 에세이의 서두를 미세먼지로 가득 차 뿌옇게 흐려진 하노이 도심의 익숙한 풍경으로 시작했다. 이어 공공 보건을 보호하는 동시에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를 뒷받침할 수 있는 환경공학 기술을 연구하겠다는 포부와 야심을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세인트폴 미국학교의 대입 카운셀러이자 AP 프로그램 코디네이터인 거스 마란토스 씨는 안 군을 끊임없는 호기심과 강한 규율을 가진 최고의 학생으로 평가하며, “미국 대학들은 스스로에게 도전하는 학생을 높이 평가하는데, 광 안 군은 고등학교 졸업 전 이미 대학 수준의 학업 수행 능력을 완벽히 증명해 냈다”고 전했다.
안 군은 과거 명문 특목고 입학시험에서 낙방했던 기억에 대해 결코 실패가 아니라 인생의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또 다른 길은 언제든 열려 있다”며, 미국 대학을 졸업한 뒤 고국인 베트남으로 돌아와 국가의 지속 가능한 개발 프로젝트에 기여하고 싶다는 장기적 포부를 전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