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의 대형 유제품 및 식품 기업인 TH그룹(TH Group)이 글로벌 투자 기관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브랜드 ‘TH 트루밀크’를 보유한 이 회사는 지분 일부를 매각해 최대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천70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10일 아시아 지역 스타트업 및 투자 전문 매체 딜스트리트아시아(DealStreetAsia)와 현지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TH그룹은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KKR, 워버그 핀커스(Warburg Pincus), CVC 캐피탈 파트너스(CVC Capital Partners) 등 세계적인 투자 기관들을 대상으로 소수 지분 매각을 위한 접촉을 시작했다. 이번 투자 유치 작업의 매각 측 자문사로는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인 EY가 선정됐다.
투자 유치 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TH그룹이 회사 지분 약 30%를 매각해 최대 10억 달러를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파트너 찾기 작업은 수개월 전에 시작되어 현재 초기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현재 KKR과 EY 측은 해당 정보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거부했으며, 워버그 핀커스와 CVC 캐피탈, 그리고 TH그룹 본사 역시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앞서 TH그룹의 창업자이자 전략협의회 의장인 타이 흐엉(Thái Hương) 회장은 외자 유치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바 있다. 타이 흐엉 회장이 총감독(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는 박아은행(Bac A Bank)의 지난 4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그녀는 “글로벌 자문사들과 손잡고 세계적인 투자펀드들을 대상으로 투자 의향을 타진하고 있다”고 주주들에게 설명했으나, 당시에는 구체적인 매각 규모나 대상 기업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지난 2009년 친환경 신선유 브랜드 ‘TH 트루밀크’를 전면에 내세우며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TH그룹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베트남 유제품 업계의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 현재는 유제품을 넘어 식품 가공, 의료 및 제약(브랜드명 트러스트 파마), 교육(TH 스쿨 시스템) 등을 아우르는 종합 그룹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TH그룹은 베트남 국내뿐만 아니라 러시아에서도 대규모 낙농 목장을 운영 중이며, 최근에는 베트남 남부 지역에 총 2억 3천만 달러를 투자해 대형 식품 가공 공장 복합단지 착공에 들어가는 등 공격적인 외연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자체 직영 유통 채널인 ‘TH 트루마트’를 구축해 대 소비자 직접 판매(D2C) 경쟁력도 확보한 상태다.
이번 투자 유치 시장에서 TH그룹이 기대하는 지분 30%당 10억 달러의 가치가 성사될 경우, 이 회사의 전체 기업 가치는 약 33억 달러(한화 약 4조 5천억 원)로 평가받게 된다. 이는 호찌민증권거래소(HOSE)에 상장된 베트남 부동의 1위 유제품 기업 비나밀크(Vinamilk)의 시가총액이 현재 약 46억 달러 안팎에서 형성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도전적인 수치다. 50년 역사의 비나밀크가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후발 주자인 TH그룹의 이번 가치 평가는 선두 주자를 맹렬히 추격하겠다는 강한 자신감과 야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 베트남 유제품 및 음료 시장은 글로벌 자금의 진출입이 가장 활발한 격전지 중 하나다. 비나밀크와 TH그룹 외에도 글로벌 사모펀드 그로우디움 캐피탈 파트너스(Growtheum Capital Partners)의 투자를 유치한 인터내셔널메디컬이동(IDP·국제유제품주식회사), 누티푸드(Nutifood), 비타다이어리(VitaDairy) 등이 치열한 점유율 싸움을 벌이고 있다. IB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그로우디움 펀드 역시 IDP의 지분 엑시트(투자금 회수)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또 다른 경쟁사인 비타다이어리는 지난 2023년 EY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최소 1억 달러 규모의 소수 지분 매각을 추진해 왔으나, 시장의 눈높이 차이로 인해 아직까지 적합한 원매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