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부 카마우성에서 호찌민시로 향하는 수산물 운반 트럭들을 상대로 고속도로에서 고의로 교통사고를 유발하거나 차량을 파손하는 수법으로 수십억 원을 갈취해 온 기업형 조폭 조직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서민들의 대표적 먹거리인 민물게 유통망을 독점하기 위해 이른바 ‘지하 세계의 법칙’을 강요하며 우리 돈 21억 원이 넘는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10th 호찌민시 공안부 청사 및 형사경찰국(PC02)의 수사 브리핑 등에 따르면 경찰은 관내 공공질서를 심각하게 해치고 타인의 자산을 상습적으로 갈취·파손한 혐의(공무집행방해, 재물손괴, 공공질서 교란 포함)로 대형 게 유통·중계 기지인 ‘찬꾸아 46’의 여성 대표 람 비치 중(49)과 행동대장 찌 땅 센(40)을 비롯한 조직원들을 전격 구속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두목인 중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수산물 유통 업계에 내 명성과 영향력을 확실하게 각인시키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조사 결과 이들의 범행 수법은 고도로 치밀하고 폭력적이었다. 중은 카마우성 등 남부 메콩델타 지역에서 잡힌 게를 공항이나 대형 시장으로 운송하는 물류 업체들의 운행 일정을 미행과 정보원들을 동원해 샅샅이 파악했다. 이후 운송업체들에 자신들이 운영하는 호찌민시 11구 민풍동 한하이응우옌 거리 소재 ‘찬꾸아 46’ 기지에 무조건 입고해 중량 및 수량 검수를 받되, 박스당 3만 동(한화 약 1천600원)의 통행세성 수수료를 내라고 압박했다.
만약 이들의 요구를 거부하고 직배송을 시도하는 업체가 있으면 즉시 보복 조치가 따랐다. 한 피해 물류회사 관계자는 “배송을 마치고 주차해 둔 트럭에 둔기와 벽돌을 든 괴한들이 난입해 전면 유리를 박살 내는 등 수차례에 걸친 기물 파손으로 수억 동의 재산 피해를 입었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이들은 트럭이 고속도로를 고속 주행하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차량을 바짝 추격해 고의로 추돌 사고를 낸 뒤, 현장에서 억지 합의를 요구하며 시간을 끌기도 했다. 이로 인해 신선도가 생명인 게들이 무더기로 폐사하고 공항 항공편 이륙 시간을 놓치면서 피해 업체들은 해외 바이어들에게 막대한 배상금을 물어주어야 했다. 수산물 유통 업계에서 ’46번 기지’라는 이름은 듣기만 해도 치를 떠는 공포의 대명사로 통했다.
이들의 무법천지 행각은 호찌민 경찰청 형사경찰국이 8개월간 집중 잠복 및 내사를 진행하면서 종지부를 찍었다. 당국은 이 조폭 조직이 합법적인 농산물 중계소 간판을 내걸고 폭력적인 강제 압착 메커니즘을 가동해 매일 최소 1천에서 최대 3천 상자의 게 물량을 강제로 흡수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이 하루에 뜯어낸 불법 수수료만 해도 3천만~9천만 동에 달했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누적 부당이득 총액은 무려 400억 동(한화 약 21억 원)을 돌파했다.
공안 당국은 이달 초 새벽을 기해 조직원들의 은신처 유통 기지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과 동시 체포 작전을 감행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극렬 조직원들은 경찰의 진입을 육탄으로 저지하는가 하면, 사법 당국의 공무집행 장면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실시간 라이브 방송으로 송출하며 군중의 선동을 유도하고 공권력에 압박을 가하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범행에 사용된 야구방망이, 정밀 사제 도검, 마체테(정글도) 등 살상용 흉기 수십 점을 전량 압수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작전으로 서민 경제를 좀먹고 물류 유통망을 마비시키던 대형 ‘블랙 소사이어티(조폭)’ 조직의 자금줄을 완전히 차단했다고 전하며, 아직 드러나지 않은 추가 피해 물류업체와 상인들의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