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도시 노동자의 주거난, 임대주택 해법은

수백만 도시 노동자의 주거난, 임대주택 해법은

출처: VnExpress Real Estate
날짜: 2026. 6. 9.

대도시와 공업단지 주변에 상주하는 수백만 명의 이주 노동자들이 고물가와 주택 가격 폭등 속에서 심각한 주거 불안정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동자들의 ‘내 집 마련’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민간의 영세한 쪽방촌 위주로 구성된 주택 임대 시장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고 기업형 공공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등 임대주택 정책을 도시 안사회보장 시스템의 핵심 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일 베트남 노동계 및 부동산 시장 분석 기관 등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 전역의 공업단지와 대도시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인구는 약 450만~500만 명에 달하며, 이들 대부분은 공단 주변 외곽 지역에 개인이 무분별하게 지은 영세하고 노후한 쪽방태 형태의 민간 사설 임대 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호찌민시의 경우 7년째 전자부품 공장에서 일하며 20제곱미터(㎡) 남짓한 골목길 단칸방에서 네 가족이 함께 살고 있는 프암 타인 히에우(Phạm Thanh Hiếu) 씨의 사례처럼, 월 300만 동(한화 약 16만 원)이 넘는 방세와 공공요금 부담이 지난 수년간 30퍼센트 가까이 치솟으면서 노동자들의 실질 소득 체감 자산 축적분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호찌민시 규획건축국의 통계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호찌민 시내에서 사회주택(서민용 저가 주택) 지원이 필요한 잠재 수요층은 100만 명에 육박하며, 이 중 순수 공단 노동자들의 주거 수요만 최소 30만 가구에 달한다. 그러나 하노이와 호찌민 등 대도시 당국이 수립한 2030년까지의 사회주택 공급 목표는 20만 가구 수준에 불과해 폭발적인 실제 수요를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더욱이 현재 시장에 출시되는 사회주택의 분양가는 최저 12억 동(한화 약 6천400만 원) 이상으로 형성돼 있어, 평균 월소득이 1000만 동에 불과하고 한 달에 고작 400만~600만 동밖에 저축할 수 없는 일반 근로자가 수십 년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겨우 살 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에 장기 주택담보대출의 이자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노동자들은 아예 주택 매입 자체를 포기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베트남 부동산연구평가원(VARS IRE)의 최근 조사 결과 대도시 거주 35세 이하 청년층의 60퍼센트 이상이 부동산 매입 자금 부족으로 인해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으로 임대 주택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 포털 배동산(Batdongsan)의 조사에서도 35세 미만 구직·근로자 중 55퍼센트가 셋방살이를 이어가고 있으며, 가격 급등기 속에서 실제 집을 마련한 비중은 단 14퍼센트에 그쳤다. 현지 부동산 개발사인 레타인(Lê Thành) 그룹의 레 흐우 응이아(Lê Hữu Nghĩa) 총감독은 “많은 노동자가 무리하게 집을 소유하기보다 집주인의 갑작스러운 퇴거 요구 전횡이나 일방적인 임대료 인상 걱정 없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아이를 키우며 살 수 있는 적정 가격대의 임대 공간을 더 갈망하고 있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투기 세력의 유입이 적고 철저히 실수요 위주로 움직이는 임대주택 시장이 주택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해결할 확실한 대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현재 베트남의 임대주택 공급은 개인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비제도권 하층 주거시설에 치중돼 있어 좁은 면적, 높은 인구 밀도, 열악한 인프라, 소방 및 치안 취약성 등의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기업들이 임대주택 건설에 선뜻 나서지 않는 이유는 분양 주택에 비해 자금 회수 기간이 15~25년으로 매우 길고 수익성이 낮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2014년 주택법에 명시됐던 임대용 사회주택 건설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과 금융·인프라 지원책 중 상당수가 올해 새로 발효된 2024년 주택법 개정안에서 대거 축소되거나 제외되면서 기업들의 투자 매력도가 더욱 떨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독일의 경우 전체 인구의 절반이 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와 대한민국 역시 정부가 직접 공공 임대펀드와 기금을 가동해 청년층과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돕는 등 선진국들은 임대주택을 단순한 부동산 상품이 아닌 핵심 사회보장제도로 취급하고 있다. 현지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베트남 정부 역시 공단 노동자와 중하위 소득층을 위한 기업형 임대주택 투자 유도를 위해 토지 사용료 면제, 파격적인 장기 저리 금융 지원, 법인세 감면 등 독자적인 인센티브 제도를 긴급히 복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세입자의 거주 권리를 두텁게 보호하는 법적 안전망을 다듬어야만 농촌에서 올라온 우수한 이주 노동 인력이 대도시에 안정적으로 정착해 도시의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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