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억 달러 중국 태양광 산업, 공급 과잉 위기 탈출구는

1800억 달러 중국 태양광 산업, 공급 과잉 위기 탈출구는

출처: Cafef
날짜: 2026. 6. 7.

중국의 자랑이자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주도해 온 1천800억 달러(한화 약 247조 원) 규모의 태양광 산업이 심각한 공급 과잉과 2년 넘게 이어진 수익성 악화로 깊은 침체의 늪에 빠졌다. 이에 현지 선두 기업들은 에너지 저장 장치(ESS)와 우주 태양광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8일 중국 신재생에너지 업계 및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최근 상하이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전시회인 ‘SNEC PV+’에 참가한 중국 주요 태양광 기업들은 일제히 시장의 한계를 인정하고 사업 다각화를 선언했다. 그동안 중국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설비 증설 경쟁을 벌여왔고, 이는 태양광 패널 가격을 전 세계적으로 하락시켜 청정에너지 보급에 기여했다. 그러나 무리한 치킨게임의 부작용으로 시장은 극심한 공급 과잉 상태에 직면했으며, 대다수 기업이 장기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 대형 태양광 업체 GCL테크놀로지홀딩스의 주공산 회장은 이번 행사에서 “태양광 업계 전체가 무모한 제로섬 게임에 가쳐 있다”고 직격했다. 무조건적인 생산 확대와 단가 인하를 통한 규모의 경제 전략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으며, 최근 몇 년간 단행된 감산 조치나 최저 판매가격 설정 등의 자구책 역시 추락한 제품 가격과 시장을 회복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한계 상황에서 태양광 기업들이 가장 주목하는 구원투수는 에너지 저장 장치(ESS) 부문이다. 전력 소모가 막대한 대규모 데이터 센터의 증설로 인해 단순히 태양광 패널만 생산하는 기업은 도태될 것이며, 태양광과 ESS를 결합한 모델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인 롱이그린에너지기술(LONGi) 역시 이 분야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해 말 ESS 시장에 공식 진출한 롱이는 향후 5년 내에 ESS 사업 규모를 기존 태양광 패널 제조 부문과 대등한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ESS 분야로의 급격한 자금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저장 장치 분야로 글로벌 자본이 너무 빠르게 유입되고 있어, 머지않아 현재의 태양광 시장처럼 또 다른 공급 과잉 지옥이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선텍파워의 창립자인 시전룽 박사는 현재 거의 모든 태양광 기업이 ESS로 눈을 돌리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일부 선두 기업들은 지구를 넘어 우주 영토로 시선을 확장하고 있다. GCL의 주 회장은 우주 태양광 발전이 미래의 거대한 에너지 공급원이 될 것이라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다이와 자본시장 홍콩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궤도에 설치될 우주 태양광 시스템은 향후 10년 내에 우주 데이터 센터들이 필요로 하는 약 200기가와트(GW)의 전력 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달 기지에 구축될 인공지능(AI) 시설들의 전력 수요가 1만 기가와트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를 반영하듯 GCL과 트리나솔라 등 13개 창립 멤버와 연구기관들은 이번 SNEC 개막일에 맞춰 ‘우주 에너지 개발 연맹’을 공식 출범시켰다.

이러한 장기 비전에도 불구하고 당장 기업들이 마주한 시장의 압박은 냉혹하다. 중국실리콘산업협회의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높은 재고 수준과 공급 과잉 우려로 인해 이번 주에도 1.7퍼센트 추가 하락했다. 특히 최고급 제품인 N타입 폴리실리콘은 톤당 3만4천700위안(한화 약 660만 원) 선까지 밀려났다. 6월 예상 생산량은 9만1천 톤인 반면, 하공정 제조업체들의 수요는 8만7천 톤에 불과해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다. 그 외 웨이퍼, 태양전지(셀), 모듈 가격 등 공급망 전반의 가격 역시 바닥권에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불황 속에서도 진코솔라는 이번 전시회 기간 중 중국을 비롯해 필리핀,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의 프로젝트에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는 10건의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는 등 일부 긍정적인 신호도 포착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태양광 산업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전환으로 가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새로운 투자처들이 과거 태양광의 공급 과잉 전철을 밟지 않고 거대한 투자 자본을 성공적으로 흡수할 수 있을지가 향후 시장 안착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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