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일 전국적으로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더운 날씨에 단순히 맹물(생수)만 많이 마시는 것은 신체 전해질 균형을 깨트려 자칫 치명적인 열사병(열쇼크)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료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1일 호찌민 보건의료 업계와 대만 현지 소식에 따르면 영양의학 및 기능의학 전문가인 류보런(Lưu Bác Nhân) 박사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폭염 속 잘못된 수분 섭취의 위험성을 알리는 실제 임상 사례를 공유했다. 아침에 뙤약볕 아래서 장시간 야외 산책을 하던 한 고령 남성이 말이 어눌해지고 반응이 현저히 느려지는 증상으로 가족들과 함께 병원을 찾았다. 혈액 검사 결과 이 환자는 혈중 나트륨 수치가 정상치보다 크게 떨어진 ‘저나트륨혈증’ 상태였으며, 다행히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며 생리식염수를 적절히 투여받은 후에야 점차 호전됐다.
타이베이 엘리트(Elite) 기능의학 전문클리닉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는 류 박사는 “이 사례는 열사병이 반드시 고열이나 기절 같은 극단적인 증상으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문제의 핵심은 몸속 전해질의 불균형에 있다”고 지적했다. 대다수 사람들은 여름철에 무조건 물만 많이 마시면 온열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믿지만, 땀을 흘릴 때 수분과 함께 빠져나가는 전해질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전해질은 체내 나트륨,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 전류를 띠는 필수 미네랄 성분으로 이온 상태로 존재하며 신경 전달, 근육 수축, 심장박동 조절, 혈압 안정, 뇌 기능 지지 등 생명 유지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이 전해질 균형이 무너지면 신체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야외 활동 중 의식 저하, 심한 어지러움, 심장 두근거림, 호흡 곤란, 보행 장애, 지속적인 구토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이를 단순한 더위 먹은 증상으로 치부해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심각한 열사병이나 전해질 장애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올바른 여름철 수분 섭취를 위해서는 갈증을 느끼기 전에 선제적으로 물을 마셔야 한다. 사람이 목이 마르다고 체감하는 순간은 이미 신체가 경미한 탈수 상태에 진입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물을 마실 때는 한 번에 많은 양을 벌컥벌컥 들이켜기보다, 적은 양을 입에 머금듯 조금씩 자주 나누어 마시는 습관이 좋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갈증을 느끼는 중추 신경 기능이 퇴화해 몸속 수분이 한계치까지 고갈되어도 목마름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변의 각별한 관찰과 주의가 필요하다. 스스로 탈수 여부를 확인하는 가장 간편한 가이드라인은 소변 색깔을 관찰하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소변 색은 맑은 연황색이며, 만약 소변 색이 지나치게 짙고 어두운 노란색을 띤다면 체내 수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대사 위험 신호다.
아울러 호찌민 완미사이공(Hoàn Mỹ Sài Gòn) 병원 의료진은 무더위 속 장시간 도보 이동이나 격렬한 운동을 마친 직후 차가운 얼음물을 급격하게 다량 들이키는 행위를 절대 삼가야 한다고 권고했다. 신체 온도가 극도로 높아져 혈관이 확장되고 심장박동이 빨라진 상태에서 갑자기 차가운 얼음물이 위장에 들어가면 이 자극으로 인해 소화 계통에 극심한 경련이 일어날 수 있다. 더욱이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면서 자율신경계가 교란되어 순간적인 현기증이나 실신을 유발할 수 있다. 폭염에 노출된 후에는 먼저 통풍이 잘되는 시원한 그늘이나 실내에서 휴식을 취하며 체온을 낮춘 뒤, 미지근한 상온의 물을 한 모금씩 천천히 마시고 땀을 과도하게 흘렸을 경우에 한해 전해질 음료를 보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정석이다.
다만 시중에서 판매되는 이온음료나 스포츠음료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뙤약볕 아래 장시간 노출되는 건설·농업 근로자, 땀을 비 오듯 흘리는 스포츠 선수, 고열 동반 폭염 속 운동가, 설사 환자, 식욕 부진을 겪는 독거노인 등 특수 그룹을 제외한 일반 대중은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최근 유통되는 일부 이온음료는 맛을 내기 위해 과도하게 높은 함량의 당분을 함유하고 있어, 건강에 이롭다는 생각으로 이를 일상적인 맹물 대신 장기 복용하거나 과다 남용할 경우 오히려 당뇨나 비만 등 역효과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