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찌민 시내 요지에 위치한 공공 주택과 부지 수천 곳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예산 낭비는 물론 도시 미관 저해와 범죄 노출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시민들은 정부의 관리 소홀을 질타하며 투명한 정보 공개와 조속한 활용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13일 호찌민시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현재 시 전역에 활용되지 않고 비어있는 국공유지 및 공공 건물은 2,000곳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부지는 대부분 복잡한 법적 절차와 자산 재평가, 규제 검토 등의 이유로 수년째 ‘금싸라기 땅’인 채로 덩그러니 남아 있는 실정이다.
방치된 부지들은 도심의 흉물로 변하고 있다. 빈호이(Vinh Hoi) 구역의 한 주민은 “철거 후 비어있는 땅들이 쓰레기 투기장으로 변해 악취가 진동하고 밤에는 무단으로 폐기물을 버리는 사람들까지 있다”며 “도심 한복판의 공공 자산이 주인 없는 땅처럼 관리되는 모습에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거 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도 크다. 6년째 방치된 공공부지 인근에 사는 한 시민은 “사람 키만큼 자란 잡초와 고인 물 때문에 모기가 들끓고 미관이 너무 좋지 않아 인근 상가 임대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며 “거창한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임시 공원이나 주민 쉼터로 활용할 수는 없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들은 관리 당국의 소극적인 태도를 비판하며 ‘디지털 관리 시스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는 시대에 왜 공공부지 현황은 베일에 싸여 있느냐는 지적이다. 한 독자는 “웹사이트를 통해 어느 부지가 비어 있고 관리 주체는 누구인지, 현재 어떤 절차 때문에 지연되고 있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부지마다 안내판을 설치해 면적, 관리 기관, 향후 용도 및 처리 예정 시기를 명시함으로써 주민들이 직접 감시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공유지 활용을 위해서는 도시 계획 재검토, 자산 가치 평가, 공매 절차 등 거쳐야 할 단계가 많아 즉각적인 투입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절차상의 어려움과 관리 소홀은 별개의 문제인 만큼 당국이 적극적으로 현황을 파악하고 임시 활용 방안이라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호찌민시는 최근 유휴 국공유지를 전수 조사해 효율적인 배치와 활용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