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에서 온라인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해 현실 세계와의 연결 고리를 끊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늘어나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9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30일(해방기념일)과 5월 1일(노동절)로 이어졌던 황금연휴 기간 많은 가정이 모였으나, 정작 아이들은 가족과의 대화 대신 스마트폰 속 가상 세계로 숨어버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남부 동탑(Đồng Tháp)성에 사는 70대 노인 K 씨는 “손주들이 식사 시간 외에는 대화 한 마디 없이 온종일 휴대전화만 붙들고 있다”고 개탄했다.
실제 현장 취재진이 지난 토요일 호찌민시의 한 인터넷 카페를 확인한 결과, 12세 소년 T 군은 동생과 함께 5시간째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6년의 게임 경력을 자랑하는 T 군은 이미 학교를 자퇴했다고 고백했으며, 동생은 어머니를 설득해 게임 캐릭터 업그레이드를 위해 100만 동(한화 약 5만 4천 원)을 받아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정부 규정상 인터넷 카페는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운영이 금지되어 있으나, 실상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호찌민시의 일부 업체들은 심야에 몰래 문을 열고 음료를 포함한 저렴한 ‘야간 콤보’ 상품을 판매하며 청소년들을 유인하고 있다. 다클락(Đắk Lắk)성 출신의 20대 게이머 H 씨는 “새벽 4~5시까지 게임을 하는 것이 일상”이라고 전했다.
게임 중독의 위험은 건강 악화를 넘어 끔찍한 범죄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10일, 자라이(Gia Lai)성 출신의 노동자 황 타인 꽁(21)은 게임비를 마련하기 위해 오토바이 택시(세옴) 기사를 살해하고 오토바이와 휴대전화를 훔쳐 달아난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오토바이를 판 돈 400만 동 중 일부를 중개인에게 준 뒤 나머지 전액을 온라인 게임에 탕진했다. 법원은 지난 4월 20일 항소심에서 그에게 선고된 무기징역을 파기하고 사형을 선고했다.
전문가들은 2024년부터 시행된 정부 시행령 제147호에 따라 영업시간 위반 시 최대 1,000만 동의 벌금을 물릴 수 있으나, 처벌 수위가 낮고 연령 확인 시스템이 미비하다고 지적한다. 법률 전문가들은 신원 확인 강화, 부모 계정 연계 의무화, 플랫폼 내 아동 안전 도구 설치 등 더욱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자녀 관리에 소홀한 부모에 대한 처벌 검토와 학교 내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