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에서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의 혈액에서 알코올 성분이 검출됐더라도, 그것이 술을 마셨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는다면 음주운전 가중 처벌을 적용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9일 베트남 최고인민법원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법원은 최근 재판 실무상 발생한 의문점에 대한 온라인 답변을 통해 형법 제260조 제2항(도로 교통 안전 규정 위반)의 적용 기준을 명확히 했다. 해당 조항은 음주 또는 약물 상태에서 사고를 내어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입힌 경우 3년에서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논란이 된 상황은 한 피고인이 사고 전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감정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가 0.282mg/100ml로 나타났으나 그 원인이 특정되지 않은 경우다. 이에 대해 최고인민법원은 “범죄자가 실제로 술이나 맥주를 사용한 상태였을 때만 해당 가중 처벌 조항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감정 결과에 알코올 농도의 원인이 ‘음주’임이 명시되어 있거나, 다른 증거를 통해 피고인이 술을 마셨다는 사실이 증명되어야 한다. 만약 음주 사실을 확정할 근거가 없다면 단지 혈중 알코올 성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중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다.
법조계는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노이 변호사 협회 소속 응우옌 응옥 훙(Nguyễn Ngọc Hùng) 변호사는 “형사소송법 제15조에 따라 범죄 사실의 입증 책임은 수사 기관에 있다”며 “단순히 수치만으로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법 적용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도 발효 식품이나 특정 의약품 복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생물학적 알코올 농도’가 검출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판단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수사 기관은 앞으로 알코올 성분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정밀 감정을 의뢰하거나, 주변 인물의 증언, CCTV 영상 등 음주 행위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