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정부가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고강도 단속에 나서면서 그동안 기승을 부리던 불법 영화 스트리밍 사이트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공짜 영화’에 익숙했던 시청자들도 정식 플랫폼 이용으로 발길을 돌리며 불법 콘텐츠 시장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
9일 베트남 정부 공보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호 꾸옥 중(Hồ Quốc Dũng) 부총리는 지난 5일 전국 범위의 지식재산권 침해 행위 집중 단속을 지시하는 공문(제38/CĐ-TTg)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영화, 음악, 방송 프로그램, 게임 등 디지털 환경에서의 저작권 위반 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 작전이 전개되고 있다.
단속이 시작되자마자 유명 불법 사이트들이 백기 투항에 나섰다. ‘도라에몽’과 ‘명탐정 코난’ 등을 불법 번역해 공유하던 대형 커뮤니티 ‘몬 팬서브(Mon Fansub)’가 운영 중단을 발표했으며, 축구와 영화를 무단 중계하던 ‘꼬 TV(Cò TV)’와 ‘Phim4k.xyz’, ‘thiaphim.net’ 등도 서비스를 종료했다. 특히 일부 사이트는 법적 처벌을 피하기 위해 시스템 소스코드를 매물로 내놓는 등 급하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저작권 위반 행위자에 대해 개인은 최대 억 2억 5천만 동(약 1,350만 원), 조직은 5억 동(약 2,7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콘텐츠 삭제 및 활동 정지 처분이 내려진다. 호찌민시 변호사 협회 소속 하 티 투 투이(Hà Thị Thu Thủy) 변호사는 “단순히 사이트를 폐쇄하는 것뿐만 아니라 서버 운영자나 불법 광고 수익 취득자에 대해서도 강력한 법적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더불어 젊은 층의 인식 변화도 불법 사이트 근절에 힘을 보태고 있다. 20대 대학생 팜 끼엔 낌 투이(Phan Kiến Kim Thùy) 씨는 “더 나은 화질과 음향을 즐기기 위해 유료 OTT 서비스를 이용한다”며 “불법 사이트는 끊임없는 도박 광고와 낮은 품질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직장인 딘 프엉 남(Đinh Phương Nam) 씨 역시 “창작자의 노력을 존중해야 양질의 작품이 계속 나올 수 있다”며 정식 경로 이용 의사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단속과 병행해 상시적인 차단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투저우못 대학의 레 티 민(Lê Thị Minh) 부학장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가 불법 도메인을 48시간 내에 차단하도록 의무화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동시에 소비자들이 정품 콘텐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세제 혜택 등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