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글로벌 공급망이 위축된 가운데, 베트남 농산물이 전세기를 타고 중동 시장으로 날아오르며 수출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UAE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유통 기업 루루 그룹 인터내셔널(Lulu Group International)은 최근 베트남 농산물 약 100톤을 수송하기 위해 전세기를 동원했다. 이는 중동 지역의 수입 수요 급증과 베트남 농산물에 대한 높은 신뢰도를 상징하는 이례적인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비엣고(VIETGO)의 응우옌 뚜안 비엣 총감독은 이번 사태를 두고 “지정학적 충돌은 공급망 중단과 비축 수요 증가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가져온다”며 “중동 국가들이 막대한 물류비를 감수하고 전세기로 베트남 채소와 과일을 실어 나르는 것은 그만큼 베트남 제품이 현지 소비 습관에서 대체 불가능한 위치를 차지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UAE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은 소비재의 거의 10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전쟁 여파로 전통적인 해상 운송로가 위협받자, 구매력이 높은 현지 바이어들이 신선도 유지가 필수적인 품목을 중심으로 항공 운송이라는 과감한 선택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베트남과 UAE 간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이러한 교역에 날개를 달아줬다. 수입 관세 면제 및 감면 혜택은 높은 물류 비용을 일부 상쇄해주며 베트남 기업들에 유리한 고지를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6~12개월이 중동 시장 선점의 ‘골든 타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분쟁 중에는 신선 식품과 보존성이 좋은 가공식품이 주를 이루겠지만, 분쟁 완화 이후에는 국가 재건 사업에 따른 시멘트, 철강, 목재 등 건설 자재와 가구, 섬유 등 소비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비엣 총감독은 “중동 시장은 현재 기술적 장벽이 높지 않으며, 제품의 질만 보장된다면 높은 가격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수출 기업들은 현지 바이어들과 지속적인 연락을 유지하며 변화하는 물류 방식과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