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정부가 미국 및 이스라엘과의 충돌 여파로 수주간 닫아걸었던 수도 테헤란의 주요 공항 운영을 전격 재개했다. 이는 최근의 긴장 상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 이란 내부의 기류 변화가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26일 이란 반관영 ISNA 통신에 따르면 이란 민간항공국(CAA)은 테헤란의 관문인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과 메흐라바드 공항의 상업용 항공기 운항 허가를 다시 발급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테헤란뿐만 아니라 이란 전역 10개 주요 도시의 공항에서도 지난 25일부터 여객기 운항이 순차적으로 재개됐다.
공항 재개와 맞물려 이란 지도부에서도 유화적인 메시지가 나왔다. 마수드 페제시키안(Masoud Pezeshkian) 이란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국가 재건이라는 더 큰 과업에 집중하기 위해 미국·이스라엘과의 갈등을 가능한 한 빨리 종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직자들과의 만남에서도 “갈등 지속은 어느 쪽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긴장 완화를 위해 모든 적절한 경로와 외교적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과 이란은 지난 28일 개전 이후 보름간의 한시적 휴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평화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21시간 동안 진행된 1차 협상은 아무런 합의 없이 종료됐다. 특히 지난 19일 오만만에서 미 해군 구축함 USS 스프루언스함이 봉쇄령 위반을 이유로 이란 국적 화물선 투스카(Touska)호를 나포하면서 2차 협상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해진 상태다.
미국은 JD 밴스 부통령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파키스탄에 파견해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하고 있지만, 이란 측은 미군의 화물선 나포를 ‘해적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하며 “미국과의 추가 협상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테헤란 공항의 운영 재개가 단순한 인도적 조치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협상 재개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인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