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농업·식품업계의 거물인 PAN그룹(PAN Group)이 제과 자회사 비비카(Bibica)를 인도네시아 기업에 전격 매각하며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 가운데, 응우옌 주이 흥(Nguyen Duy Hung) 회장이 이번 매각의 전략적 배경과 성과를 직접 밝혔다. 흥 회장은 비비카가 그룹 내 매출과 이익 기여도가 10~11%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매각 대금이 그룹 전체 시가총액의 절반에 육박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성공적인 엑시트(Exit)’임을 시사했다.
23일 PAN그룹에 따르면, 지난 22일 열린 2026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흥 회장은 비비카 매각 대금 활용과 향후 투자 방향에 대한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그는 “PAN그룹이 비비카를 인수한 지 약 10년이 흘렀으며, 그동안 브랜드 가치를 키우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닦는다는 약속을 지켰다”며 “이제 비비카는 자생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으나, 제과 부문은 더 이상 그룹의 핵심 전략인 농업 중심 투자 방향과 맞지 않아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받은 부분은 매각 가치다. 흥 회장은 “현재 PAN그룹의 전체 시가총액은 약 5조 동(약 2,650억 원) 수준인데, 핵심 사업이 아닌 비비카(매출·이익 기여도 10~11%)를 매각하는 것만으로도 그룹 시총의 절반에 해당하는 자금을 회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에서 저평가된 PAN그룹의 기업 가치를 증명하는 동시에, 확보된 막대한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핵심 사업인 농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 파트너 선정에 대해서도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 흥 회장은 “해당 파트너는 인도네시아 내 제과 생산 시설이 없지만 ‘비비카’라는 베트남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고 발전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약속을 보였다”며 “브랜드의 연속성과 주주 이익을 동시에 충족하는 최적의 상대였다”고 평가했다.
배당 정책과 관련해서는 단기적인 분배보다 ‘지속 성장을 위한 재투자’에 방점을 찍었다. 흥 회장은 “기업이 성장하려면 번 돈을 모두 나눠주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며 “그룹 내 현금은 절대 ‘잠들지’ 않고 항상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가동될 것이며, 적절한 투자처를 찾기 전까지는 재무 활동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주주들을 안심시켰다.
PAN그룹은 현재 비비카 외 다른 자회사의 추가 매각 계획은 없으나, 핵심 사업 외 투자 건에 대해서는 높은 프리미엄과 시너지가 보장될 경우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번 비비카 매각은 PAN그룹이 ‘백화점식 확장’에서 벗어나 농업 전문 투자사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