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찌민시의 복잡한 도로 위에서 날카로운 함석판과 강철봉을 가득 싣고 위태롭게 달리는 삼륜차, 일명 ‘바각(Ba gác)’이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움직이는 단두대’로 불리며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과적은 물론 안전 장치조차 없는 이들 차량에 대해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과 몰수에 나섰다.
22일 호찌민시 경찰 당국에 따르면, 도심 곳곳과 주요 관문 도로에서 규격보다 훨씬 긴 건설 자재를 싣고 운행하는 삼륜차들이 빈번하게 목격되고 있다. 특히 적재함 밖으로 수 미터씩 튀어나온 철판이나 끝이 날카로운 강철봉은 별다른 보호 덮개조차 없이 노출되어 있어, 급정거하거나 가벼운 접촉 사고만 발생해도 주변 오토바이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치명적인 부상을 입힐 수 있는 실정이다.
시민들은 이러한 차량을 ‘움직이는 단두대(Máy chém di động)’라 부르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호찌민 시내에서는 삼륜차에 실린 철판에 목이나 몸을 다쳐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해 사회적 문제가 되어 왔다.
문제는 적재물뿐만이 아니다. 호찌민시 경찰청(PC08) 소속 항싸인(Hang Xanh) 교통경찰대 관계자는 “삼륜차 운전자들의 법규 위반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헬멧 미착용은 기본이고 역주행, 금지 구역 진입, 하역을 위한 도로 무단 점유 등 안하무인 격 운행이 일상화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 차량 대부분은 출처가 불분명한 부품으로 조립된 ‘불법 개조 차량’으로, 제동 장치나 전조등이 제 기능을 못 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올해 초부터 불법 삼륜차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여 대대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항싸인 교통경찰대는 올해 들어서만 출처가 불분명하고 안전 기준을 미달한 불법 개조 삼륜차 176대를 압수해 폐기 절차를 밟고 있다. 동부 관문 지역을 담당하는 깟라이(Cat Lai) 교통경찰대 역시 과적 및 불법 개조 차량에 대한 특별 단속을 전개 중이며, 현장에서 위반 차량의 짐을 강제로 내리게 하거나 법정 최고형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람 꽝 꾸옥(Lam Quang Quoc) 깟라이 교통경찰대장은 “많은 삼륜차 주인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낡은 차에 짐을 높게 쌓아 올린다”며 “시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예외 없는 철저한 단속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강력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삼륜차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도심 내 좁은 골목까지 배달이 가능하고 일반 화물차보다 대여 비용이 저렴하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 경찰은 단속과 병행하여 건설 자재 판매소 등을 대상으로 불법 차량 이용 자제 서약서를 받는 등 계도 활동을 펼치고 있으나, 생계형 운전자가 많아 근절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안전성이 확보된 합법적인 소형 화물 운송 수단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정부 차원의 지원과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시민들의 ‘도로 위 공포’가 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