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과 함께 버스 타고 10시간”… 서구 관광객이 그리워하는 15년 전 하장의 민낯

출처: VnExpress Travel
날짜: 2026. 4. 3.

북부 고원지대인 하장(Ha Giang)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부상하며 ‘하장 루프(Ha Giang Loop)’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15년 전 이곳을 처음 찾았던 초기 외국인 관광객들이 인프라조차 없던 시절의 원시적인 하장을 추억하며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3일(현지시간) 현지 여행사 베트남 인 포커스(Vietnam In Focus)의 창립자인 영국인 알렉스 씰(Alex Sheal)은 2009년 설 연휴 당시 하노이에서 하장으로 향했던 무모했던 여정을 회상했다.

당시 하노이에서 하장까지는 고속도로가 없어 구 국도 2호선을 이용해야 했으며, 이동 시간만 현재의 두 배인 10시간이 소요됐다. 알렉스(Alex)는 “버스 안은 가축을 든 승객들로 가득 찼고, 통로까지 사람이 꽉 차 화장실에 가려면 창문으로 넘나들어야 했다”며 “연락 수단이 없어 숙소 예약은 꿈도 꿀 수 없던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동반(Dong Van)이나 로로차이(Lo Lo Chai) 마을의 숙소가 한 달 전부터 매진되는 풍경과는 대조적이다.

알렉스(Alex)와 그의 일행은 현지인 조니 남(Johnny Nam)의 도움으로 낡은 민스크(Minsk) 오토바이를 빌려 동반(Dong Van)과 메오박(Meo Vac)을 누볐다. 당시 도로는 옌민(Yen Minh) 부근에서 산사태로 끊기기 일쑤였고, 안전 펜스조차 없는 낭떠러지 길을 돌과 흙더미를 밀며 나아가야 했다. 하지만 그는 “어디서든 사진을 찍어도 방해하는 사람이 없었고, 자연의 웅장함에 압도당했던 무구한 시절이었다”고 회상했다. 2013년 당시에는 소수민족인 자오(Dao)족 집에서 묵으며 옥수수 술을 마시고 반주 없이 피리 소리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소박한 잔치가 일상이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루이즈 머독(Louise Murdoch) 씨 역시 2014년 설 당시의 하장을 “낯설고도 고요했던 땅”으로 기억했다. 그녀는 화려한 전통 의상을 입고 길을 나선 소수민족 여인들의 모습과 메오박(Meo Vac) 광장에서 팽이치기를 하던 아이들의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당시 하장은 외국인 관광객의 등장만으로도 온 마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던 오지 중의 오지였다.

그러나 15년이 흐른 지금, 하장은 거대한 변화를 맞이했다. 2010년 약 4만 8,000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25년 기준 약 60만 명으로 급증했다. 2018년 뇨꿰(Nho Que)강에 수력 발전 댐이 들어서며 원시적인 강줄기의 모습이 변했고, 2022년 이후 ‘하장 루프(Ha Giang Loop)’와 ‘이지 라이더(Easy Rider)’ 서비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조용했던 마을은 오토바이 부대와 가라오케 소음으로 뒤덮였다.

알렉스(Alex)는 2025년 초 다시 찾은 남담(Nam Dam) 마을을 보며 “주민들의 삶이 개선된 것은 기쁜 일이지만, 대중 관광(Mass Tourism)의 유입으로 하장 특유의 매력이 사라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씁쓸해했다. 하노이(Hanoi)와 호찌민(Ho Chi Minh)의 관광 전문가들은 고원지대의 자연 자원과 문화적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지속 가능한 관광 모델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과거의 불편함이 곧 여행의 진미였던 하장의 옛 모습은 이제 누렇게 바랜 사진 속에서나 찾아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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