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대규모 산불로 오랑우탄의 단둘뿐인 야생 서식지 보르네오섬과 수마트라섬 곳곳이 불타면서 멸종 위기종인 오랑우탄의 생존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
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유인원 보호단체 ‘보르네오 오랑우탄 생존 재단’은 지난달 말 보르네오섬 중앙칼리만탄주에서 손과 발에 화상을 입은 채 나무위에 있던 암컷 오랑우탄 ‘노비타’를 구조했다.
이 재단의 자마르틴 시히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불길이 치솟던 지역에서 노비타를 구조했다”면서 “구조팀이 도착하기 전 노비타는 나무에 오르기 위해 불길 속을 걸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발바닥과 발가락에 화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3∼4살로 추정되는 노비타는 중앙칼리만탄주의 재활센터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지만, 완치되더라도 화상을 입기 전의 상태로 100% 회복하지는 못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산불의 위협에서 구조된 동물은 지난달 하순까지 오랑우탄 53마리를 비롯해 100마리에 이른다고 인도네시아 산림부는 전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보르네오섬에서는 오랑우탄 개체수의 52%가 사는 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IUCN은 “화재와 연기 노출은 이탄지 숲에 서식하는 오랑우탄에게 생리학적·행태적·생태학적으로 측정 가능한 피해를 입힌다”면서 이는 보르네오섬 오랑우탄의 생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탄지는 나뭇잎 등 식물 잔해가 퇴적된 습지로 일반 산림에 비해 10배 이상 많은 탄소를 저장한다.
세계적으로 보르네오섬과 수마트라섬에서만 자연 서식하는 오랑우탄의 개체 수는 약 100년 전 23만여 마리에서 현재 약 10만4천마리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오랑우탄은 IUCN 적색 목록에서 ‘위급'(Critically Endangered) 상태로 분류돼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보르네오섬·수마트라섬에서 강력한 엘니뇨 현상과 건기가 겹쳐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규모 산불이 계속되고 있다.
위성 영상으로 동남아 환경을 감시하는 ‘누산타라 아틀라스(Nusantara Atlas)’ 프로젝트에 따르면 지난 8월 말까지 산불로 불탄 면적은 8천96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환경보호 단체들은 인도네시아 당국이 오랑우탄 멸종을 막기 위해 단순한 대응을 넘어 예방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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