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이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분야의 해외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인재 비자(Talent Visa)’ 도입을 추진 중인 가운데, 단순한 비자 발급을 넘어 인재들이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적·제도적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는 전문학자의 제언이 나왔다고 베트남 현지 언론이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런던정경대(LSE) 및 호찌민 경제대학교 상임연구원인 당 황 하이 아인(Đặng Hoàng Hải Anh) 박사는 기고문에서 인재 비자는 국가 간 인재 유치전에서 문을 열어주는 필수 수단에 불과하며, 해외 전문가를 지속해서 머물게 하는 것은 연구 자율성, 데이터 및 연산 자원 접근성, 명확한 지식재산권 규정과 실패를 용인하는 조직 문화라고 지적했다. 그는 베트남 내무부가 인재 유치 정책의 집행 지연을 이유로 속도감을 주문하는 지침을 냈듯, 문서상 보장된 자율성이 실제 연구실 현장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병목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작성자는 개인 중심의 5년 유연 비자와 실질적 프로젝트 자금을 연결하는 싱가포르의 ‘원 패스(ONE Pass)’ 및 ‘100개 실험’ 프로그램, 장기 연구자금과 팀 구성 자율권을 부여하는 영국의 ‘튜링 AI 글로벌 펠로십’, 칭화대에 ‘야오 클래스’를 설립하며 파격적 권한을 부여받은 중국의 사례, 대만 공업기술연구원(ITRI)을 통해 TSMC 설립의 기틀을 마련한 모리스 창의 사례 등을 언급했다. 이를 바탕으로 베트남 역시 핵심 인재에게 단순한 보상뿐만 아니라 팀 구성권, 연산 능력 및 데이터, 신속한 조달 및 정착 지원이 포함된 종합 패키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대학과 연구소의 자율성을 대폭 강화하고 행정 절차 위주의 관료적 평가에서 벗어나 단계별 결과물 중심의 성과 평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베트남어 특화 AI, 의료 진단, 반도체 설계 등 주요 국정과제를 설정해 산학연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고 민간 자본과 연계한 기술 상용화 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성자는 인재 비자 정책의 성공 여부는 비자 발급 수나 발표된 논문 수로 측정할 것이 아니라 자생력 있는 연구 팀의 형성, 양성된 엔지니어 수, 기업 현장에서 실제 활용되는 기술 성과 등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