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베트남 호찌민으로 향하던 비행기 안에서 대량의 피를 토한 미국인 승객을 베트남인 의사가 신속하게 응급 처치해 비행기의 회항 없이 안전한 비행을 도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3일 베트남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호찌민시 국립구강악안면외과·성형재건외과 과장인 도 티엔 하이(Đỗ Tiến Hải) 의사는 지난 8월 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해 호찌민으로 가던 베트남항공 VN99편에 탑승했다가 이 같은 응급 상황을 맞닥뜨렸다. 이륙 후 1시간여가 지났을 무렵, 비즈니스석에 타고 있던 20대 후반의 미국인 남성 승객이 대량의 피가 섞인 음식물을 토하며 공황 상태에 빠졌다.
미국 존스홉킨스 및 웨이크포레스트 병원 연수를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던 하이 의사는 의료진을 찾는 기내 방송을 듣고 즉시 현장으로 향했다. 당시 기내에 있던 유일한 의사였던 그는 승객으로 탑승해 있던 미국인 간호사와 함께 공조하여 환자 상태 확인에 나섰다.
하이 의사는 환자가 복통 등 소화기 이상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 점과 오른쪽 콧구멍을 막으며 피가 목으로 흘러든다고 말한 점을 토대로 소화기관 출혈이 아닌 심각한 코피(비강 출혈)로 진단했다. 기온 및 기압 변화로 인해 코 앞쪽 미세혈관이 밀집된 ‘키셀바흐(Kiesselbach)’ 부위의 혈관이 터졌고, 흘러나온 피가 목구멍을 통해 위로 넘어가 구토를 유발했다는 판단이다. 의료진은 콧구멍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동시에 냉찜질을 시행하고 혈압과 맥박을 모니터링했으며, 약 30분 만에 지혈과 바이탈 사인 안정을 이끌어냈다.
지혈이 완료되고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자 승무원단은 샌프란시스코로의 회항 여부를 문의했으나, 하이 의사는 운항을 계속해도 좋다고 조언했다. 해당 비행기는 8월 7일 새벽 호찌민 떈선녓 국제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건강을 회복한 미국인 승객은 입국 심사장에서 하이 의사를 다시 만나 “베트남 사람들은 매우 친절하다”며 거듭 감사를 표했고, 베트남항공 승무원단 역시 하이 의사에게 공식 감사 편지를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