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계획과 인프라 개선이 부동산 시장의 핵심 지표로 부상한 가운데, 과거 25년간 도시 재조정을 통해 주택 가격이 13배 폭등한 중국 상하이의 사례가 향후 하노이 부동산 시장의 재편 방향을 보여주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7일 부동산 플랫폼 밧동산닷컴의 상반기 시장 세미나 발표에 따르면, 하노이시가 추진 중인 다극·다중심 도시 개발 계획은 과거 상하이가 단행했던 도시 재기획 과정과 매우 높은 유사성을 보이고 있다. 상하이는 지난 1990년부터 2020년까지 도시 재기획을 통해 국내총생산이 53배 이상 급증했고, 1인당 평균 소득은 11.4배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중심지인 푸시 지역의 인구 밀도는 1990년 ㎡당 7만 5,000명에서 지난해 2만 2,590명으로 크게 감소한 반면, 신도심인 푸동 지역은 2,570명에서 4,791명으로 늘어났다. 신규 성장 극점을 형성해 도심의 인구 압박을 분산하고 동쪽으로 영토를 확장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러한 가격 형성 모델은 하노이시의 미래 부동산 가치를 재정의하는 직접적인 기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상하이의 경우 도시 재기획이 본격화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약 74만 5,000가구가 이주하고 주택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늘어나며 부동산 가격이 2.3배 상승했다. 이어 도심지 가용 토지가 고갈되고 지하철 9호선 등 광역 교통망이 구축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추가로 3배 폭등했으며, 이후 현재까지 장기적인 가치 축적 단계에 진입했다. 결과적으로 도시 재기획 이후 약 20~25년 동안 상하이의 주택 가격은 무려 13배가량 폭증했다.
현재 하노이시 역시 구도심의 극심한 인구 과밀 해소가 최대 과제로 꼽힌다. 하노이 구도심의 평균 인구 밀도는 ㎡당 약 1만 9,000명에 달해 시 전체 평균인 2,600명을 크게 웃돌고 있다. 게다가 도심 내에는 1960년대에서 1980년대 사이에 지어진 노후 아파트와 공동주택이 2,160단지에 달해 주거 환경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대응해 하노이시는 외곽 순환도로 건설과 도시철도망 구축을 축으로 삼아 다극형 도시 모델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 정부는 오는 2026년부터 2027년까지 순환 1호선, 2.5호선, 3.5호선 도로를 완공하고 오는 2030년 운행을 목표로 5개 지하철 노선 착공을 준비 중이다. 아울러 호아락, 자람, 동안, 서호수 서편 등 9개 성장 극점과 9개 축을 중심으로 도심 기능을 분산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2027년 2분기까지 노후 아파트 재건축 기획을 마무리하고 안전 등급 D등급의 위험 건축물을 오는 2030년까지 우선 정비하기로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상하이의 사례를 볼 때 단순히 개발 계획 발표에 편승하는 투기적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시 계획의 가치는 실질적인 인프라 확충과 일자리 창출, 배후 인구 유입이라는 구체적인 지표로 연결될 때만 증명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하노이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인 투자 기회는 계획 단계에 머물러 있는 곳이 아니라 실질적인 연결성이 확보되고 자체적인 경제 활동이 가능한 서부 호아락이나 동부 자람 등 핵심 성장 거점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