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전체 인구의 약 2%에 달하는 200만 명 이상의 국민이 만성 피부 질환인 건선(Vảy nến)을 앓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학계와 의료계가 건선의 합병증을 막고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전문 관리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베트남 보건부 및 국립피부과병원 종합 보건 통계 공시 보도에 따르면, 하노이 후응히(Hữu Nghị) 병원은 전날인 25일 관내에 ‘건선 전문 클리닉’을 정식 개소하고 본격적인 특화 진료에 돌입했다.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부이 롱(Bùi Long) 후응히 병원 부원장은 “현재 건선은 완전히 치유할 수 있는 완치법이 없기 때문에 치료 전략에서 장기적인 질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 당국 데이터에 따르면 건선은 치명적인 치사율을 가진 질환은 아니지만, 환자들에게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고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키는 고질병으로 분류된다.
건선은 피부에 붉은 반점이 생기면서 그 위로 하얀 각질(vảy trắng)이 겹겹이 쌓여 나타나며, 신체 일부에 국소적으로 발생하거나 전신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기도 한다. 건선 진행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3대 요소는 빈번한 재발, 동반 질환 발생률 증가, 그리고 관절 부위로 염증이 번지는 ‘건선성 관절염’으로의 악화다. 특히 건선은 전염성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외관상 드러나는 피부 병변 때문에 사회적 낙인과 기형적인 시선을 받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심한 일부 중증 환자들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침대 시트에 떨어진 각질을 청소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등 말기 암 환자 못지않은 정신적 중압감을 호소하고 있다.
더욱 위험한 것은 건선 환자들에게 빈발하는 심혈관계 질환과 대사증후군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다. 건선으로 인한 체내의 만성 염증 상태는 혈관과 심장에 악영향을 미쳐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제2형 당뇨병, 비만 등의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인다. 이러한 위험 인자들이 결합한 대사증후군은 결국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중풍) 같은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이 롱 박사는 “동반되는 만성 질환들을 초기에 통제하지 못하면 건선 증상 자체가 더욱 악화되고 합병증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져 치료 효과가 급감한다”고 경고했다.
레 후인 도안(Lê Hữu Doanh) 국립피부과병원장은 “건선을 완전히 뿌리 뽑을 수는 없지만, 초기 단계에 발견해 올바른 방법으로 치료한다면 일반인과 다름없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의학계는 바르는 약(연고), 전신 광선 치료, 먹는 약(면역조절제), 그리고 최신 치료법인 생물학적 제제(Thuốc sinh học) 등 4가지 치료 옵션을 활용하고 있다. 이 중 생물학적 제제는 원인 물질만 골라 차단하는 표적 치료법으로 안전성과 효능이 매우 높다. 현재 연간 치료 비용이 1억 5천만에서 2억 5천만 동(한화 약 800만~1,350만 원)에 달하는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에 대해 의료보험(BHYT) 혜택이 일부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도 일부 경감됐다.
지난 2014년 베트남 최초로 설립된 국립피부과병원의 건선 및 자가면역 피부질환 전문 클리닉은 현재 약 6,000명의 건선 환자를 등록·관리하고 있으며, 이 중 1,000여 명의 환자가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받고 있다. 국립피부과병원은 이러한 선진 치료 모델을 전국으로 표준화하기 위해 지난 2년간 지방 의료기관들의 전문 클리닉 개소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왔다. 이번에 문을 연 후응히 병원은 베트남 전국에서 30번째, 종합병원급 인프라 중에서는 13번째로 지정된 건선 전문 클리닉이다. 보건 당국은 이 같은 거점별 전문 관리 시스템이 건선 환자들의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고 치명적인 전신 변형 및 합병증을 막는 든든한 방파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