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네수엘라에서 24일(현지시간) 규모 7.5의 강진이 연쇄적으로 발생해 수도 카라카스의 주택과 건물이 붕괴했다. 막대한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후 베네수엘라 카리브 연안 모론(Morón) 인근에서 먼저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카라카스에서 서쪽으로 약 168㎞ 떨어진 지점이며 깊이는 13㎞였다. 이어 불과 40초가량 뒤 모론 남서쪽 약 16㎞ 지점에서 깊이 10㎞의 규모 7.5 강진이 잇따라 강타했다. USGS는 이를 7.5 본진이 39초 전 7.1 전진에 뒤이어 발생한 ‘쌍둥이 지진(doublet)’으로 설명했다. 이번 지진은 한 세기 넘게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축에 속한다.
이번 강진으로 수도 카라카스 시내 건물이 크게 흔들리고 주민들이 가족과 반려동물을 데리고 급히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주민들은 외벽이 통째로 무너져 거리에서 집 안 가구가 들여다보이는 광경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한 목격자는 아파트 외벽에 균열이 생겼고 건물 입구의 유리창이 산산조각 났다고 전했다. 카라카스 주민 로베르토 다마스 씨는 “건물이 좌우로 흔들렸다. 비현실적이었고 힘이 엄청나게 셌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이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카라카스 거리에는 소방차들이 출동해 있고 일부 건물은 외벽이 심하게 손상됐다. 지진 직후 정전과 인터넷 단절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장관은 국영방송을 통해 이번 지진의 진동이 여러 주에서 감지됐다고 밝혔다. 그는 카라카스 알타미라 지역에서 주택과 건물이 붕괴하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며 부상자가 있을 수 있다고 전하고, 구급차 등 긴급 차량에 길을 양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일부 주민이 절박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지만,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절차에 따라 구조·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어린이와 노약자를 각별히 살피고 서로 연락해 안전을 확인하라”고 말했다. 또 여진으로 추가 붕괴가 우려된다며 건물 밖에 머물 것을 권고했다.
USGS는 신속 피해 추정 시스템(PAGER)을 통해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진동으로 수천 명에 이르는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USGS는 “지진 관련 사망과 경제적 손실에 대한 적색경보로, 대규모 인명 피해와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며 재난이 광역에 걸칠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적색경보는 국가적·국제적 대응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지역 주민 대부분이 지진에 취약한 비보강 벽돌·어도비(흙벽돌) 구조물에 거주한다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아직 공식적인 인명 피해 규모를 발표하지 않았다.
지진 직후 미국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푸에르토리코와 미국령·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고 도미니카공화국도 경보를 냈으나, 이후 쓰나미 위협이 없다고 판단해 경보를 모두 해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