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평화협정 양해각서(MoU)에 전격 서명한 지 불과 사흘 만에 이스라엘이 레바논 헤즈볼라와의 휴전 합의를 깨고 기습 공습을 감행했다. 이번 군사 행동은 스위스에서 가동될 예정이던 미·이란 고위급 후속 회담의 가이드라인을 정면으로 방해하려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셈법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어 중동 정세의 긴장 지표가 다시 우상향하고 있다.
22일 미국 정계 소식통 및 중동 정보 당국 공시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 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Axios)는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양국 간 영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60일간의 세부 협상 수순을 밟기 위해 스위스로 출발할 예정이었다고 폭로했다. 당초 지난 19일 개시될 예정이던 이 회담은 테헤란 핵 프로그램 제재 해제 및 호르무즈 해협 전면 개방 등 양국의 핵심 이익 매커니즘을 조율하는 본무대였으나,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 지대의 돌발 군사 충돌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전격 연기됐다.
미국 정부는 양국 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레바논 전선의 군사 작전 전면 중단을 내걸고 중재에 나섰으며, 이에 따라 지난 19일 오후 4시를 기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일시적 휴전 결의안이 도출됐다. 예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 역시 헤즈볼라가 조항을 준수한다면 텔아비브 당국도 휴전 메커니즘을 이행할 것이라고 확약했다. 그러나 합의 불과 몇 시간 만인 20일 새벽, 이스라엘 군은 레바논 남부 나바티에(Nabatieh) 시를 비롯한 전방 영토에 무차별 공습 인프라를 가동해 최소 5명의 사망자 지표를 발생시켰다. 이스라엘 군은 전날 밤 헤즈볼라가 발사한 로켓에 대한 자위권적 보복 조치라고 주장했으나, 헤즈볼라의 하산 파들랄라 의원은 이스라엘의 선제 침공에 맞서 저항할 권리가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정보기관의 기밀 보고서를 인용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의 대이란 평화 노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고의로 레바논 내 군사 작전 지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보 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오는 2026년 10월 조기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는 국내 유권자들에게 레바논 철군이 ‘군사적 패배’로 비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으며, 자신의 정치적 생명 연장 매커니즘을 군사적 강경 기조와 결속시키고 있다. 실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9일 “이스라엘 군은 필요한 만큼 레바논에 잔류할 것”이라고 선언했으며, 현재 이스라엘 군은 레바논 영토 내 518㎢가 넘는 면적을 무단 점령 및 통제 중이다.
이스라엘 내각은 미·이란 간의 연대 협정이 체결될 경우 헤즈볼라를 향한 이스라엘의 군사적 운신 폭이 제한될 것을 우려해 이 같은 방해 공작 가이드라인을 가동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고위 관계자들은 이번 평화협정 조항이 이스라엘의 정당방위권까지 차단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전면 개방을 통한 글로벌 에너지 시장 안정을 최우선 결의안으로 상정하고 있어 네타냐후의 독자 행동이 워싱턴과 텔아비브 간의 전통적 동맹 인프라를 훼손하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율을 맡은 이란의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파키스탄 당국과의 소통 채널을 통해 “미국이 이란과 약속한 양해각서 하의 모든 의무를 이행해야 하며, 레바논 전선의 적대 행위를 완전히 종식하지 못할 경우 그에 따른 연대 책임은 전적으로 워싱턴에 있다”라며 압박 지표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