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세기 동안 ‘인구 폭발’과 싸워 온 세계 최다 인구 대국 인도가 이제는 장기적으로 인구를 유지하기에 아이가 너무 적게 태어나는 처지에 놓였다.
1950년 인도 여성은 평균 약 6명의 자녀를 뒀고 당시 인구는 3억 6천만 명이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인도는 2023년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다 인구국이 됐으며, 현재 약 14억 5천만 명으로 인류의 약 6분의 1이 이곳에 산다. 그러나 여성이 평생 낳는 평균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은 1.9로, 이주 없이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2.1 아래로 떨어졌다. 유엔인구기금(UNFPA)은 ‘진정한 출산 위기’라는 제목의 2025년 세계인구현황 보고서에서 이를 확인했다.
1970년대 파룰 가옌이 자란 델리의 밀집 동네에서 대가족은 평범했다. 그의 어머니는 6남매, 할아버지는 11남매 중 한 명이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58세가 된 가옌은 장성한 세 자녀가 통틀어 한 명의 아이만 두는 것을 지켜봤고, 하나뿐인 손주가 외롭게 자랄까 걱정한다. 이런 반전은 교실에까지 미쳐, 최근 다시 인쇄된 인도 교과서는 아이가 너무 많다고 경고하는 대신 너무 적다고 경고한다.
인도 일부 주의 출산율은 이제 부유한 유럽과 견줄 만하다. 이코노미스트는 타밀나두와 서벵골을 핀란드에 견줄 만한 1.3 안팎으로, 뭄바이가 있는 마하라슈트라를 노르웨이와 비슷한 1.4 수준으로 제시했다. 인도 공식 표본등록시스템(SRS)은 남부 주들이 출산율 하락을 주도하고 있으며 타밀나두가 전국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으나, BBC는 인구학자를 인용해 이 주의 출산율을 약 1.4로 다소 높게 봤다.
이런 흐름은 이미 학교를 비우고 있다. 타밀나두주 초등교육부에 따르면 2024∼2025학년도에 1천204개 학교가 신입생을 한 명도 받지 못했고 공립학교 208곳이 일시 운영을 중단했다. 다만 당국은 입학생이 회복되면 다시 문을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양상이 베트남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통계총국의 중간 인구주택조사에 따르면 베트남의 합계출산율은 2024년 1.91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며 3년 연속 대체 수준을 밑돌았다. 2022년 2.01, 2023년 1.96에서 계속 내려간 것이다. 호찌민(Hồ Chí Minh)시의 출산율은 전국 최저인 1.39까지 떨어져 마하라슈트라와 비슷한 수준이다. 보건부 산하 베트남인구청은 2054년 이후 전국 인구가 줄기 시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의 교과서 반전과 거의 판박이로, 베트남은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수십 년 된 ‘두 자녀 제한’ 정책을 2025년 폐지했다.
인구학자들은 두 나라의 출산율 하락을 같은 요인에서 찾는다. 가장 큰 요인은 여아 교육으로, 1990년대 이후 여성에게 더 큰 자율성과 가정 내 발언권을 부여했다. 랜싯(Lancet) 연구진은 이를 전 세계 출산율 하락의 가장 강력한 동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비용도 이를 가중한다. 인도에서 공교육이 부실해지면서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몰렸고, 이코노미스트 수치로 유료 학교에 다니는 아동 비율은 2015년 31.7%에서 2025년 38.8%로 높아졌다. 이는 인도 전국 학교 통계에서도 대체로 확인된다. 반면 정규 교육이 여전히 부족한 니제르와 차드 같은 지역은 랜싯 연구에서 2100년까지 대체 수준을 웃도는 몇 안 되는 나라로 꼽힌다.
인도와 베트남은 예외가 아니라 선두 주자다. 워싱턴대 보건계량평가연구소(IHME)가 주도한 세계질병부담 공동연구진의 2024년 랜싯 연구는 2050년까지 204개 국가·지역 중 155곳, 약 76%가 대체 수준을 밑돌아 이민만으로는 메우기 어려울 만큼 노동력이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 이란, 태국 등 중간소득 국가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인구 모델은 인도 인구가 20년 안에 16억 명 부근에서 정점을 찍은 뒤 길게 감소할 것으로 보지만, 유엔인구기금은 향후 40년에 걸쳐 17억 명에 가까운 더 높은 정점을 예상한다. 아시아 전체 인구는 2040년대에, 세계 인구는 2050년대에 정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의 압박은 특히 가혹하다. 부유해지기 전에 늙어가고 있기 때문으로, 앞선 선진국들이 같은 단계에 이르렀을 때보다 훨씬 낮은 1인당 소득에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인구학자들은 일단 추세가 자리 잡으면 아이를 더 낳으라고 호소하는 것은 좀처럼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더 현실적인 대응은 사람들이 생산적으로 나이 들도록 돕는 것이며, 부유한 국가들은 정년을 5∼7년 늦추고 고령층을 ‘실버 세대’로 재조명하고 있다고 이들은 설명한다.
